경북도교육청 전경/사진제공=경북도교육청



공정거래위원회가 구미지역 교복 입찰담합을 적발한 이후에도 경북 구미·칠곡·김천지역 학교 교복 입찰에서 경쟁입찰을 무력화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또다시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강명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경북도교육청 관내 교복 구매 입찰 과정에서 경쟁입찰이 여러 차례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사례가 확인됐다. 또 경쟁입찰에서는 참여 업체들의 투찰가격 차이가 극히 미미한 사례도 잇따라 나타났다.

실제로 구미·칠곡·김천지역 교복 계약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저가 방식의 2단계 경쟁입찰에서 낙찰업체 A사는 34만3000원, 차순위인 B사는 34만4000원을 제시해 불과 1000원 차이로 낙찰자가 결정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두 업체 모두 교육청이 제시한 교복 가격 상한선에 근접한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가격 경쟁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투찰가격이 비슷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경쟁입찰이 여러 차례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됐고 이후 특정 업체 한 곳만 참여해 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확인됐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사실상 시장을 나눠 갖는 이른바 '지역 쪼개기' 형태의 입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취재 결과 구미·칠곡·김천지역 82개 중·고등학교 상당수에서 이 같은 두 가지 유형의 입찰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지역에서 이런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2025년 1월20일 "불법·불공정 판치는 경북 학교교복 입찰" 보도를 통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경북지역 교복 입찰의 담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미지역 교복 판매대리점 6곳이 낙찰업체와 투찰가격을 사전에 정한 뒤 이른바 '들러리 입찰'을 실시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 1억9000만원을 부과했다.

문제는 공정위 조사로 입찰담합이 확인된 이후에도 유사한 입찰 형태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계약 전문가는 "공공입찰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라며 "발주기관은 입찰 과정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 원인을 확인하고 경쟁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경북교육청의 대응으로도 번지고 있다. 본지가 담합 의혹과 관련한 입찰 자료를 요청했지만 경북교육청은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정보공개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과 함께 담합 의혹에 대한 자체 점검보다 자료 비공개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명구 의원실을 통해 관련 계약자료가 확보되면서 교육청의 자료 관리와 정보공개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강명구 의원 측은 "교복 가격 담합은 학부모들의 가계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경북교육청이 입찰담합을 근절할 수 있도록 입찰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단체 한 관계자는 "교복은 사실상 모든 학생이 구입해야 하는 필수품인데 경쟁입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부담은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경북 일부 지역처럼 교복 자율화나 사복 선택제 확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공정위가 입찰담합을 적발한 이후에도 유사한 입찰 패턴이 반복되고 경북교육청마저 자료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교복 입찰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계약자료 공개, 입찰 기준 개선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