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 실형 판결을 확정받았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 583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의 8개 재판 중 첫 번째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수사 초기인 지난해 1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내란 특검팀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 출입을 통제한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내란 우두머리죄를 공수처가 수사한 것이 위법한지, 피고인을 체포하기 위한 영장 집행에 위법이 있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먼저 재판부는 공수처의 수사 적법성에 대해 "공수처법에서는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하다가 직접 관련성 있는 죄를 인지하게 됐을 경우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내란 우두머리죄와 직권남용죄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중첩되므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결국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죄는 직권남용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로서 공수처는 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영장 집행 위법 여부와 관련해 "대통령 경호처장은 수색영장 승낙을 거부하면서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부적법하다"며 "수색영장 집행 절차가 적법했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했다.

이날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경호처 수뇌부들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이현경)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 징역 4년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때 관저 진입 등을 방해한 혐의다.


한편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공수처 체포 방해 사건으로 기소하면서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형식을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와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이를 폐기한 혐의로도 기소했는데, 이날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가 확정됐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상고심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수괴 등 총 4건의 내란 관련 재판과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2건, 명태균 게이트 관련 2건 등 총 8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비상계엄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관련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도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는 이날 전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에 징역 5년형을,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형을 각각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상고심 결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와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상고심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