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성산구 용호1구역(롯데아파트) 재건축사업의 핵심 쟁점인 기존 1·2단지 사이 도로 모습. /사진=황철성 기자


창원시 성산구 용호1구역(롯데아파트) 재건축사업의 핵심 쟁점인 기존 1·2단지 사이 도로 폐지(폐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재건축 사업에서 공공시설 축소와 주민 이동권 보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사업 역시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관통도로의 차량 통행을 없애고 후면 우회도로를 신설하는 대신, 단지 내부에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창원 용호1구역 재건축조합(조합장 진정희) 측은 단지를 하나로 통합해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을 확대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들과 일부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이용해 온 공공도로를 없애는 것은 시민 이동권과 도시의 연속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대 측은 기존 도로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용지호수와 가로수길, 공공청사, 단독주택지 등을 연결하는 생활권 핵심 기반시설인 만큼 폐도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응급차량과 생활물류 차량의 접근성 저하, 교통약자의 이동 불편, 우회도로 이용에 따른 교통 혼잡 가능성 등이 주요 우려 사항으로 제기된다.

특히 공공보행통로가 실제로 기존 도로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보행통로의 높낮이와 접근성, 24시간 개방 여부, 비상차량 진입, 관리 주체 등이 제도적으로 담보되지 않을 경우 공공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국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공공보행통로의 사실상 사유화 논란이 반복된 점도 우려의 배경으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도 도로 폐지는 행정청의 재량사항이지만 공익과 사익을 충분히 비교·형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법원은 도시계획 결정 과정에서 주민 통행권과 교통 불편 등 공익적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을 경우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기존 도로를 유지하면서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생활가로나 공존도로(Shared Street) 도입, 또는 공공보행통로의 법적 공공성 강화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강기윤 창원시장이 '시민 중심 행정'과 '현장 중심 행정'을 시정 기조로 제시한 가운데, 용호1구역 재건축은 개발사업의 효율성과 시민 공공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보여줄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창원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기존 도로 존치 여부와 공공성 확보 방안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용호1구역 재건축사업은 용호동 62번지 일원 8만3646㎡에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공동주택 124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2024년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곧바로 12월 추진위구성 승인, 올해 4월 조합설립인가 등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