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중국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동남아 등 글로벌 고객 다변화와 K컬처 콘텐츠 강화에 집중한 결과,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58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신세계


국내 유통업계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인 고객 의존도가 낮아진 대신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소비 기반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580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 6500억원의 약 90% 수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사상 첫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고객의 국적 다변화다. 과거 백화점 외국인 매출을 주도했던 중국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관광객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2019년 77.5%에서 올해 상반기 48.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인 고객 비중은 1.1%에서 19.1%로 확대됐고, 동남아시아 등 기타 아시아 국가 비중도 4.4%에서 14.9%로 늘었다.

외국인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명품 중심의 구매 행태에서 벗어나 K패션과 K뷰티, 미식 등 한국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소비 영역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고객의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3% 증가했으며 남성패션은 110.0%, 여성패션은 89.4%, 화장품은 87.3% 늘었다. 식음(F&B) 부문 역시 62.9%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점포별 외국인 수요도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다.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K콘텐츠와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재 본점 방문객 3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 고객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점은 한강 관광자원과 식음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쇼핑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미국·중국·일본·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 지역 고객까지 유치하고 있다.

센텀시티점 역시 부산 관광 수요 증가와 크루즈 입항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30% 증가해 주요 점포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백화점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관광·문화·미식을 결합한 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한 결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이 내수 부진을 보완할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의 관련 투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하반기에도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미주·유럽·대만 등 신규 시장을 대상으로 관광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은 K쇼핑과 K미식, K콘텐츠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글로벌 관광 목적지로 자리 잡고 있다"며 "차별화된 점포 경쟁력과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 유치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