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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가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고객 매출에서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사상 첫 '외국인 매출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방한 외국인 증가와 K팝·K패션·K뷰티 등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백화점이 쇼핑을 넘어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관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합산 1조7200억원이다. 3사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현재 추세라면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몰과 아울렛 합산) 64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7348억원)의 약 90%를 6개월 만에 달성했다. 2분기 들어 매월 역대 최대 월매출을 경신한 만큼 이달 중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이르면 3분기 중 업계 최초로 외국인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5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수치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6500억원)의 90%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백화점만의 매출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 가입자는 120여개국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고객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아울렛 합산)이 5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이 7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가 한층 빨라진 모습이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20%를 웃도는 더현대서울은 상반기 외국인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업계는 이번 성장의 배경으로 외국인 고객의 국적 다변화를 꼽는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 집중됐던 외국인 소비가 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개별 자유여행객(FIT)으로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2019년 77.5%에서 올해 상반기 48.5%로 낮아졌다. 반면 미국 고객 비중은 19.1%, 동남아를 포함한 기타 아시아 지역 비중은 14.9%까지 확대됐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외국인 소비 기반이 더욱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 명품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패션과 뷰티, 식음료(F&B) 등 한국식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소비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은 130%, 패션 상품군 매출은 135% 신장했으며 본점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는 전체 매출의 약 70%를 외국인 고객이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매출이 129.3% 증가한 가운데 남성 패션(110%), 화장품(87.3%), 식음료(62.9%)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외국인 고객을 둘러싼 백화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외국인 소비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콘텐츠와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해 쇼핑 편의와 체류 경험을 높이는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에 1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하는 AI 통역 디스플레이를 도입해 하루 평균 700건의 고객 문의를 처리하고 있다. 중국 대표 플랫폼인 따종디엔핑과 고덕지도에 공식 채널을 개설했으며 유니온페이와 협업해 QR 결제 및 NFC 퀵패스 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등과 협업을 확대해 미주·유럽·대만 등 신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동남아·일본·대만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유니온페이·알리페이·라인페이·JCB 등 글로벌 결제 플랫폼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글로벌'을 앞세워 외국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을 추가하고 지원 언어를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까지 확대했다. 해외 백화점 VIP 제휴를 늘려 외국인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비스 경쟁과 함께 점포별 특성을 살린 콘텐츠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의 방문 목적에 맞춰 K콘텐츠와 미식, 관광을 결합해 차별화된 경험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상권의 본점을 K패션 쇼핑 거점으로,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은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복합 쇼핑 명소로 육성하고 있다. 본점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잠실점은 120% 증가했다. 부산 본점과 롯데몰 동부산점도 각각 150%, 170% 늘며 외국인 소비가 지방 상권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 '신세계스퀘어'를 활용한 K콘텐츠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강남점은 미식 콘텐츠를, 센텀시티점은 크루즈 관광객을 겨냥한 쇼핑 콘텐츠를 강화하며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센텀시티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서 K팝·뷰티·푸드 중심의 팝업 콘텐츠를 확대한다. 무역센터점은 글로벌 미식 콘텐츠와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며 비즈니스 외국인 고객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쇼핑 중심에서 콘텐츠·체험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백화점도 단순 유통채널을 넘어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관광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가별 맞춤 콘텐츠와 디지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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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
안녕하세요. 고현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