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올 2분기 실적이 주목된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전문경영인인 황상연 대표가 취임 후 사실상 첫 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매출·영업이익 확대가 예상되지만 이면엔 중국 핵심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의 부진이 우려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2분기 매출 4380억원, 영업이익 104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72.3% 높다.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5%, 94.1% 오른 수준이다.

한미약품의 올 2분기 실적은 오는 28일 공개될 예정이다. 황 대표가 지난 3월 말 취임한 점을 고려했을 때 분기 경영 성과를 온전히 평가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30일 공개된 올 1분기 한미약품 실적은 황 대표 전임자인 박재현 전 한미약품 대표의 성과다.


올 2분기 한미약품 실적 개선은 기술이전 성과에서 비롯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총 12억6000만달러(약 1조8973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의 단장증후군 치료제 소네페글루타이드에 대한 개발 및 제조·상업화 권리를 릴리에 넘기는 게 핵심이다. 한미약품은 해당 기술이전을 통해 올 2분기 선급금 750만달러(약 1129억원)를 받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 계약금이 한미약품 실적에 인식될 것"이라며 "기술료 유입으로 현금성 자산이 증가해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등 중장기적 R&D(연구·개발) 선순환 구조 돌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회사 북경한미, 환율 14% 상승에도 매출은 제자리

사진은 북경한미약품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일회성 요인인 기술이전 선급금 유입에 힘입어 올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겠으나 연결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은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북경한미약품은 한미그룹 오너 일가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대표 격인 동사장을 맡고 있다. 증권가는 북경한미약품이 올 2분기 중국 정부의 집중구매제도 영향을 받아 매출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집중구매제도는 중국 정부가 여러 공립병원이 사용할 의약품을 한 번에 입찰한 뒤 싼 가격을 제시한 회사에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북경한미약품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상당수가 집중구매제도 대상이다. 저가 입찰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북경한미약품의 올 2분기 매출 전망치는 860억원 안팎이다. 전년 동기(867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 2분기 원/위안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보다 13.9%(193.65→220.63원)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실적 악화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집중구매제도 영향 심화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이 꺾일 경우 임종윤 회장이 이끄는 코리그룹의 핵심 계열사 룬메이캉도 덩달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룬메이캉은 북경한미약품 의약품 유통을 담당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왔다.

코리그룹에 정통한 내부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임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룬메이캉을 통해 한미약품 이익을 편취한다는 내부 문제의식이 제기돼 온 것으로 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해당 사안을 명확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