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와 카보베르데는 돌풍을 일으킨 반면, 아시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은 경기를 치르고 있는 노르웨이 선수들(왼쪽 위).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왼쪽 아래), 남아공전 패배 이후 아쉬워하는 대한민국의 이강인(오른쪽)의 모습 /로이터=뉴스1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스페인의 통산 두 번째 우승으로 끝난 이번 월드컵은 이변과 돌풍, 각종 진기록, 노장의 눈물 그리고 크고 작은 논란도 남겼다.

돌풍의 주인공 노르웨이·카보베르데…한계 체감한 아시아

우승후보로 꼽혔던 스페인이 정상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예상 밖의 결과도 잇따랐다.


노르웨이와 카보베르데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선전했다. 노르웨이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8년 만에 본선에 복귀했다. 엘링 홀란의 원팀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끈끈한 조직력으로 16강에서 브라질을 2-1로 꺾으며 사상 첫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잉글랜드에 1-2로 패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첫 월드컵 본선에 나선 카보베르데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승팀 스페인과 0-0, 우루과이와 2-2로 비기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32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인구 약 50만명의 소국이 보여준 투혼에 찬사가 이어졌다.


반면 아시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본선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9개국 가운데 일본과 호주만 32강에 진출했고 나머지 7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일본과 호주도 각각 브라질과 이집트에 패하며 2014년 대회 이후 12년 만에 AFC 소속 국가가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은 체코를 2-1로 꺾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음바페 골든부트 2연패…로드리 골든볼·야말 최연소 기록

킬리안 음바페(왼쪽부터), 로드리, 라민 야말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각종 대기록을 세우며 대회를 빛냈다. /로이터=뉴스1


이변 속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 선수들도 있다.

득점왕(골든부트)은 10골 4도움을 기록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에게 돌아갔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월드컵 최초로 골든부트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 22골로 21골의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스페인 주장 로드리가 차지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했고 대회 최다 패스 성공과 최다 활동량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24년 발롱도르와 유로 2024 MVP에 이어 월드컵 골든볼까지 품은 로드리다. 월드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발롱도르 등을 모두 보유한 역대 11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메시는 실버볼에 만족해야 했다.

'제2의 메시'로 불리는 스페인의 19세 라민 야말도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역대 월드컵 최연소 우승자 부문 4위에 올랐다. 만 20세 이전 월드컵과 유로를 모두 제패한 선수로 기록됐다.

눈물로 막 내린 전설들의 '라스트 댄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 위), 네이마르(오른쪽 위), 리오넬 메시(아래)의 '라스트 댄스'는 모두 눈물로 막을 내렸다. /로이터=뉴스1


이번 대회는 축구 레전드들의 '라스트 댄스' 무대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 3골을 보태며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여섯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끝내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41세 호날두는 16강전이 그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로 남았다. 스페인에 0-1로 패해 눈물을 쏟으며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브라질의 네이마르도 같은 날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은 16강에서 노르웨이에 1-2로 패했다. 네이마르는 후반 23분 교체 투입돼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하지만 결국 팀은 탈락했고 경기 종료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매체 글로보를 통해 "노력했지만 여기서 시작해서 여기서 끝낸다"며 대표팀 은퇴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도 눈물로 끝났다.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이끌었지만 스페인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우승 트로피 대신 실버볼을 받아든 채 두 번째 우승의 꿈을 접었다.

얼룩진 뒷맛…VAR 논란부터 시상대 소동까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시상식에 함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위), 결승전 직후 충돌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오른쪽 위), VAR 판정에 항의하는 이집트 코치진(아래) 등 대회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졌다. /로이터=뉴스1


화려한 기록과 감동의 이면에는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대회 내내 뜨거웠던 논란 중 하나는 아르헨티나를 둘러싼 편파 판정 의혹이었다. 이집트와의 16강전을 시작으로 새로운 비디오판독(VAR) 프로토콜이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SNS에서는 '바르헨티나'(VARgentina), '피파티나'(FIFAtina)'라는 표현이 확산했다. 아르헨티나의 대회 퇴출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000만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이 직접 "근거 없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에는 아르헨티나 선수단과 스페인 선수단 간 집단 충돌이 발생했다. 엔소 페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데 이어 종료 휘슬이 울리자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스페인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레드카드를 받았다. 외신들은 "매너에서도 패했다"며 아르헨티나를 강하게 비판했다.

결승전 시상식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스페인에 우승 트로피를 전달한 훙[도 시상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트로피 세리머니 사진에 함께 담겨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