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국내외 시장 특성에 맞춰 일품진로와 진로의 역할을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국내와 해외에서 서로 다른 소주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 '일품진로'를 중심으로 고급화에 나서는 한편, 해외에서는 '진로'(JINRO)를 앞세워 브랜드 대중화에 속도를 내는 '투트랙' 행보다. 소비 환경과 시장 특성이 다른 만큼 브랜드 역할을 이원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국내에서 일품진로를 앞세워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진로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주류 브랜드로 안착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수요를 키우고 해외에서는 브랜드 저변을 넓히는 데 역할을 분담했다.

하이트진로의 국내 전략 중심에는 일품진로가 있다. 고연산 한정판을 매년 선보이는 한편 저도수 제품과 오크 숙성 제품으로 라인업을 넓히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26년 이상 목통 숙성 원액만을 사용한 '일품진로 26년산'을 7500병 한정 출시했다. 2018년 18년산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9년째 고연산 제품을 선보였다. 고연산 한정판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증류식 소주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전략은 실적과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품진로는 2024년부터 매년 5%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고연산 한정판은 매년 완판됐다. 세계 주류 품평회인 '몽드셀렉션'에서는 첫 출품인 2019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대상을 받으며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일품진로 마일드'와 '일품진로 오크25', '일품진로 오크43'의 패키지를 잇달아 리뉴얼하며 제품별 정체성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 고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주류시장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소주 출고액은 2023년 기준 약 1330억원으로 전체 주류 출고액의 1% 수준이다. 아직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체 소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에서 2025년 4%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30대 직장인 여성을 증류식 소주의 주요 소비층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는 흐름에 맞춰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와 하이볼 같은 즉석 음용주(RTD)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일품진로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키우는 것과 달리 해외 전략은 대중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외에서는 소주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주류로 안착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진로를 특별한 날에만 찾는 술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는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전략보다 소주를 '데일리 술'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하이트진로는 이달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소주 수출 통합 브랜드 '진로'(JINRO)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뷔를 앞세워 광고와 디지털 콘텐츠, 참여형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진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진로는 해외 시장에서 대표적인 K주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영국 주류 전문지 '드링크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에서 25년 연속 1위에 올랐으며 국내 누적 판매량도 26억병을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구개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최상급 품질의 일품진로 고연산을 매년 선보이며 대한민국 증류식 소주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을 확대하고 해외에서는 진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시장별 맞춤 전략으로 국내외 시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