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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고 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고가주택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세 부담 증가가 서울 집값 하락으로 직결되기보다는 거주 가치가 높은 수도권 선호 입지로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대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여 시가 약 20억원까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원으로 설정해 거주 여부에 따른 기본공제 차이를 5억원으로 확대한다.
양도소득세도 거주 중심으로 개편한다. 비거주 기간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고 거주 1주택자에게 10년간 최대 80% 공제를 유지한다. 10년 이상 장기 거주한 30억원 이하 주택의 기본공제는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확대한다. 반면 장기거주에 따른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 10억원으로 제한한다.
다주택자에게는 한시적으로 매도 유인을 제공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 완화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은 현행 기본세율에 더해 20~30%포인트를 가산하는 방식에서 2027년 5~10%포인트, 2028년 10~15%포인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낮췄다가 2029년부터 다시 20~30%포인트로 복귀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실상 완화라기보다 2년 간의 매도 유인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완화 혜택이 가장 큰 2027년 안에 임대수익률이 낮거나 미래 가치가 떨어지는 비선호 주택을 매도하고 거주 1주택으로 자산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 1주택자 매물 출회 전망
김 위원은 "비거주 1주택 보유자는 불이익이 뚜렷해져 전세를 끼고 사두는 갭투자 방식의 시세차익형 투자의 실익이 급격히 낮아진다"며 "입주하거나 매도하는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로 확대돼 전년 대비 세 부담이 두 배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고령 1주택자는 일부 매도에 나설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과거에는 고가주택일수록 장기 보유·거주에 따른 절세 효과가 커 매물 출회 빈도가 낮았지만 앞으로는 장기 보유할 동인이 줄어들면서 매물 출회 주기가 짧아지고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물이 늘더라도 강남 등 고가주택 가격이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 세 부담을 피해 매도한 자금은 거주 가치가 높은 주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번 개편이 단기 가격 추세를 꺾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거주 1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로 입지가 우수한 수도권 아파트로 수요 쏠림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연구원도 세 부담이 낮은 가격대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과세표준 6억원 초과 구간, 특히 12억원 초과 구간에 심리적 저항선이 생길 수 있다"며 "기존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6억원 이하 지역이 절세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인식되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차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거주 1주택과 갭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가 어려워지면서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거주 1주택이나 갭투자가 어려워지면 임대주택 자체가 늘어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지원이 빠진 점도 이번 개편안의 한계로 지적된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중심의 거주 1주택 혜택만 강화하면 아파트 쏠림이 더욱 심화해 서민 임대주택 공급 위축과 주거 양극화를 가중할 수 있다"며 "빌라·오피스텔 신축 회복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 등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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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