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주택 종합부동산 세율 표/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부동산정책 대국민 토론회를 앞두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사이트를 개설해, 엿새 만에 2300건 이상이 접수됐다. 지난 14일 홈페이지 운영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하루 평균 300건 넘는 제안이 게시됐다.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중과 기준이 되는 '초고가 주택 가격'이 가장 주목되는 가운데 과세표준 선정에서 실거주 여부와 자산 규모를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부동산정책 제안 '부동산토론회.kr'에는 2328건의 글이 접수됐다. 세부 제안 내용을 보면 ▲주택금융(1068건) ▲주택공급 및 규제(695건) ▲부동산세제(561건) 등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글이 게시된 분야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집단·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최모씨는 '실거주 목적의 청년 생애 최초 대출 규제 완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주택자 매물의 매수 계약을 지난 5월 체결했는데 대출이 막혀 계약금을 잃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속에 은행권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대출마저 규제하며 청년층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국민은행 시작으로 주요 은행 주담대 축소 움직임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의 약 85%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종전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일부 은행도 신규 대출 접수를 제한하거나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 분야에서는 '1주택자의 세금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현행 세법은 주택 소재지와 무관하게 집을 두 채 이상 보유시 다주택자로 규정해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를 중과한다.

상속과 증여로 제주도에 주택을 두 채 보유한 김모씨는 "물려받은 집을 둘 다 매도해도 2억5000만원 정도인데 다주택자에 해당돼 양도세가 높게 부과되다 보니 팔기가 쉽지 않다"면서 "1주택자가 서울 아파트를 매도해 양도차익이 12억원이라고 가정해도 비과세인 경우와 비교하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한 제안들이 눈에 띄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글로벌 기업과 금융·업무 거점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으로 주택 1만가구 공급을 두고 여야가 대립해 착공이 지연돼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평균 34억원…'핀셋 규제' 검토

세제 개편안의 최대 쟁점인 초고가 주택 기준선은 30억~50억원에서 마련될 전망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5분위(상위 20%) 매매가격은 평균 34억4468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5채 중 1채의 가격이 34억원을 넘어섰다. 40억원을 넘는 서울 아파트는 6만8879가구로 전체의 4.7%며 95.1%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에 집중됐다.

강남구 아파트의 57.7%, 서초구의 53.3%가 30억원을 넘어 절반 이상이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초고가 아파트의 기준을 30억원 이상으로 낮출 경우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초고가 주택을 선정하는 기준에 보유 자산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된다.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12억원의 이하에 대해 기본공제를 적용한다. 고령자와 장기보유 요건을 충족시 세액의 최대 80%도 추가 공제한다. 이 때문에 10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한 채 보유한 1주택자일 경우 형평성의 논란이 있어 왔다.

별도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하거나 기존 구간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행 종부세는 과세표준 3억원 이하부터 94억원 초과까지 7개 구간에 0.5~2.7%의 세율을 적용한다. 25억~50억원 1.5%, 50억~94억원 2.0%, 94억원 초과는 2.7% 식이다. 해당 구간을 조정하고 상위 구간의 세율을 높이면 초고가 주택에 세금을 물리는 '핀셋 규제'가 가능하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가 50억원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고려하면 35억원 정도인데 이 가격을 넘는 경우 공제율을 10%포인트씩 차감하면 과세 형평을 이룰 수 있다"면서 "공제율은 최대 50%까지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자산 이전 등을 고민하는 수요가 있다"며 "세제개편안 시행 전 유예 기간을 부여해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