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잇따라 '간판 바꾸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사명 변경으로 브랜드 통합과 젊고 신선한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대고객 마케팅도 강화하는 추세다. 새 기업이미지(CI)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가장 눈길을 끄는 회사는 한화생명(구 대한생명)이다. 한화생명은 10월9일 사명변경 선포식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새 CI 제작과 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만 총 100억원에 이른다. 
 
한화생명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번 사명변경이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어서다. 한화생명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그동안 한화생명보다 대한생명의 브랜드가 시너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사명변경을 거부해왔다. 이 때문에 10여년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한화생명만 한화그룹 브랜드 통합에 합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70% 이상 주주의 찬성을 받아 사명변경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한화생명은 새 CI선포를 기념해 대고객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2007년 도입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완벽하게 정착시킬 계획이다. '고객이 있는 곳이 곧 고객센터'라는 역발상으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현재 35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또 신규고객 확보와 미래 잠재고객인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판매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엔 회사 공식 블로그인 'Life n Talk'(www.lifentalk.com)도 오픈했다. 접근이 쉽고 친근한 블로그를 통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2030 온라인 세대는 물론 미래 잠재고객에게 한화생명을 알리고자 하는 취지다. 
 
이외에도 지난해 4월과 올해 5월에 각각 오픈한 공식 트위터 및 유튜브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사항과 트렌드를 읽고 있다. 한화생명은 고객들의 의견을 회사 정책, 상품 판매방향, 서비스 개발 등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고객에게 한화생명 로고 작업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연간 1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했다"면서 "젊고 새로운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계 생명보험사인 카디프생명도 10월1일 한국법인명을 'BNP파리바카디프생명'으로 변경했다. 카디프생명은 BNP파리바그룹의 보험그룹인 BNP파리바카디프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방카슈랑스 전용생명보험사다. 지분율은 BNP파리바카디프와 신한은행이 각각 '85%+1주', '15%-1주'를 보유하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 브랜드는 BNP파리바그룹이 금융핵심 분야에서 이어온 견고한 입지와 선진금융 노하우, 카디프의 보험부문 전문성이 결합된 것으로 회사의 대표성과 가치를 나타내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쟝 크리스토프 다베스 사장은 "올해로 한국진출 10주년을 맞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또 다른 10년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이번 사명 변경은 회사의 입지를 다지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이탈·직원 건의에 사명변경 '고심'
 
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거나 직원들의 건의에 따라 사명 변경을 고심하는 보험사도 있다. 우리금융그룹과 영국 아비바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우리아비바생명은 아비바그룹의 한국시장 철수 선언으로 사명을 교체해야 될 상황이다. 새 사명은 '우리생명'이 유력하다.
 
앞서 아비바그룹은 유럽발 재정위기 등이 겹치면서 미국지역 아비바사업부인 '아비바 USA'를 매각하기로 했고 대만과 한국 등에서도 차례로 철수 결정을 내렸다. 다만 아직까지는 아비바그룹의 철수와 관련해 뚜렷한 진행상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과 HSBC그룹이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 하나HSBC생명은 사명을 하나생명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사명 변경안은 김태오 사장이 영국 HSBC그룹에 직접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HSBC생명 사명 변경 작업은 직원들의 불만에서 시작됐다. 김 사장은 지난 4~5월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하나HSBC생명이라는 사명이 너무 길고 발음도 어렵다는 의견을 청취했다. 또 HSBC 브랜드 인지도가 약해 영업현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건의사항을 듣고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하나HSBC생명 관계자는 "지난 8월 김태오 사장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HBSC 본사에 사명 변경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면서 "본사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이메일로 소통하고 있어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관련 답변이) 언제 올지는 우리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HSBC 본사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한다면 늦어도 연내에는 어떤 식이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된 만큼 우리의 요청이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손해보험사도 사명 변경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티스손해보험은 옛 사명인 'AIG손해보험'을 재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IG그룹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경영 부실화로 구제금융을 받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커지자 2009년 그룹 내 손해보험사업 부문인 AIG손해보험을 분리시켜 '차티스'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AIG그룹이 미 정부로부터 수혈 받은 공적자금 상당을 상환하는 등 재도약 발판이 마련되면서 그룹내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일환으로 사명 변경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ING생명과 동양생명, 그린손해보험도 인수되는 '새 주인'에 따라 사명변경이 이뤄질 전망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