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행장은 "신분의 불안을 없앰으로써 모두가 안정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고용안정화의 물꼬를 텄다"고 놀라워 했다.
이처럼 조준희 행장은 금융권의 '유쾌한 이슈메이커'로 유명하다. 은행권의 트렌드를 바꾸는 혁신적 행보에는 늘 그의 이름이 으뜸으로 언급된다. 일명 '송해 광고', '원샷 인사', 고졸 채용 등 그가 걷는 자리에는 늘 이슈가 따라다녔다.
지난 2010년 첫 공채행장으로 취임한 조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그가 뿌린 '혁신의 씨앗'들이 은행권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임기 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인본주의'로 어려운 시기 돌파
"노(勞)와 사(使)가 따로 없고 경영진과 모든 직원이 하나가 돼 서로 격려하고 서로 칭찬하며 IBK기업은행의 새 시대를 창조해 나가겠다." 조 행장은 취임 당시의 이 약속처럼 파격적인 인사로 IBK인의 결속을 확고히 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0일에는 임직원 2100여명에 대한 승진 및 이동 인사를 단 하루에 끝내는 2013년 상반기 '원샷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세번째의 파격 인사다. 인사 규모뿐 아니라 내용도 파격적이다. 전반적으로 젊은 피를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청원경찰 출신의 출장소장, 보일러공 출신의 4급 과장을 발탁하는 등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신분 개혁 의지를 분명하게 나타냈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도 상황을 바꾸는 아이디어도 결국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조 행장의 따뜻한 경영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고졸 출신에 대한 '열린 채용'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력 있는 인재라면 학력에 상관없이 취업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2011년 67명, 2012년에는 110명의 고졸 직원을 발탁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채용에도 문을 활짝 열었다. 장애인 적합업무 발굴 및 상시채용을 통해 지난해 3월 금융기관 최초로 장애인 의무고용비율(2.5%)을 초과달성하는 훈훈한 기록을 남겼다.
조 행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두팔을 걷고 앞장 서왔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2010년 12월 이후 올해 11월 말까지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액 24조8000억원의 51.4%인 12조7000억원을 기업은행이 지원한 데서 잘 드러난다.
중소기업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과감히 금리를 인하한 것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달 1일부터 중기 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10.5%에서 한자릿수인 9.5%로 인하했다. 또한 일반 개인에 대한 대출 최고금리도 기존 13%에서 한자릿수인 9.5%로 전격 낮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편은 기존 은행 중심의 금리체계를 고객 중심의 금리체계로 과감히 개선한 것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타성 벗고 해외진출 통해 도약 준비
조 행장이 취임한 후 지난 2년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과 개인 부문의 '균형성장'을 이룬 중흥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자산 200조원, 중소기업대출 100조원, 창구조달예금 100조원이라는 안정적 성과를 거둬들였다.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메시지에 힘입어 개인고객 수 1100만명 돌파의 기염도 토했다.
이렇게 숨가쁘게 달려온 조 행장이 아름다운 결실을 위해 역점을 두는 것은 '건전성 관리'다. 조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건전성이 무너지면 은행도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1만2000여명 모든 직원이 자산을 건전하게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자주 현장을 살피고 더 많이 고민하면서 한발 앞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직원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조 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의 핵심내용은 '불완전 판매의 근절'과 금융상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그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사고 싶지 않은 상품은 결코 판매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실 강화와 관련해서는 핵심예금, 카드이용대금, 외국환 증대 등 수익기반을 다지고 넓혀나갈 뜻을 내비쳤다. "미래의 먹거리인 IB분야도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나갈 것"을 제시했다.
조 행장은 이러한 국내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진출을 통한 한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수익원을 계속 발굴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다지겠다는 것. 조 행장은 "현재의 저금리가 계속되는 한 은행의 수익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해외 신흥시장 진출 및 다른 사업분야의 과감한 융합 등으로 장기발전의 틀을 확고히 할 것"라고 강조했다.
☞ 조준희 기업은행장 프로필
▲54년 경북 상주 출생 ▲73년 상주고 졸업 ▲80년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 ▲80년 7월 기업은행 입행 ▲2001년 기업은행 동경지점장 ▲2004년 기업은행 종합기획부장 ▲2007년 기업은행 경영지원본부장 ▲2008년 기업은행 개인고객본부장 ▲2008년 기업은행 전무이사(수석부행장) ▲2010년 12월 기업은행장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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