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2013년 들어 순조롭게 출발한 뒤 조정 중이지만, 올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통상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를 부양하고 투자자도 심리적으로 기대감을 갖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첫해에는 대체적으로 주식시장이 양호하게 상승했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한 해의 코스피 상승률을 보면 ▲13대 노태우 대통령 72.8% ▲14대 김영삼 대통령 27.7% ▲15대 김대중 대통령 49.5% ▲16대 노무현 대통령 29.2% ▲17대 이명박 대통령 -30.6% 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던 해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영향을 받았던 것이며 그 다음해에는 50% 가까이 크게 상승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대선일 전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임기 내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5년 동안 50%의 상승률이며 연간 복리로 8.4%의 상승률이다.
 
매년 평균적으로 주당순이익(EPS)이 이만큼씩 증가한다면 현재의 시장가치지표는 그대로 유지된다. 또 주당순이익 증가가 이에 못 미치더라도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줄어들면서 한국시장 PER(주가수익비율)이 약간 상승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은 9.38%였다.
 
현재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상태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6%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반적으로는 국내외 경제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주요국의 선거가 마무리 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정부가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한다면 주식시장의 큰 그림은 순탄한 모양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주택경기회복에 이은 소비회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 증가와 자산소득 증가가 예상된다. 유럽 재정위기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지만 일시적 충격에 그치리라 예상된다. 중국은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다. 국내에서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에 주목하는 한편 해외변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새정부 중소기업 육성 중점
 
박 당선인은 대선 이후 재계 인사들을 방문할 때 중소기업중앙회를 먼저 찾아갔고 그 다음에 전경련을 찾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전경련 회장단을 먼저 만났던 것과 비교된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많은 지원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전경련에 가서는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부탁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의 방향은 재벌과 대기업의 불법행위나 불공정거래행위를 엄단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겠다는 것은 아니므로 대기업이 크게 위축될 일은 없을 것이다.
 
공정거래 질서확립을 위해 대기업들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과 계열사와의 부당 내부거래를 막는 것은 대기업이 국내에서 쉽게 돈 버는 것을 줄여서 오히려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국내산업 생태계를 살려서 중소기업 살리기로 연결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억제함에 따라 재벌 계열사의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 외의 일반 중소기업 주식, 즉 중소형주는 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리라 예상된다. 올해 기업 규모별 상승률은 대형주보다 중형주, 중형주보다는 소형주가 좀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 중 올해 양호한 수익성이 유지되거나 성장이 예상되는 회사로의 납품 비중이 높은 중소업체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새 정부에서 내세우는 핵심 신성장 동력에서는 IT(정보기술)와 미디어, 응용 소프트웨어 관련 업종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딩 컴퓨팅, 빅데이터와 관련된 중소형주를 주목할 만하다. 환율 변화와 연계한다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보다는 수입 비중이 큰 분야와 내수 업종의 중소형주에서 수익률을 높이기에 유리할 것이다.
 
그동안 거래가 부진해 환금성이 적었던 종목이라도 PER과 PBR이 낮아 저평가된 상태라면 거래가 늘면서 주가가 움직일 때에는 바닥권을 탈피해 본격적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을 지켜봐야겠다.
 
지난해부터 이미 상승 추세를 타고 있는 중소형주도 올해 실적 호전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조정 시 매수를 해봄직하다.
 
◆대기업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
 
경기의 선순환을 이끌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기업의 투자 확대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전자업종의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는데 앞서서 대기업이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지향하고 고용창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그룹은 창립 이래 최대인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16조8000억원에 비해 19% 증가한 수치다. 투자액 중 시설과 연구개발(R&D)이 각각 전년보다 19%, 20% 늘어난 14조원과 6조원에 달한다. 사업부문별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부문이 13조4000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청주사업장에 증설 중인 메모리반도체 공장(M12라인)과 관련한 장비 도입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새해 신년하례식에서 투자를 최대한 늘리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의 투자금액을 넘어서서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인 50조원 안팎을 투자할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등 전 분야에서 투자를 본격화한다. 기업별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쑤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LCD공장에 들어갈 장비를 3조원 이상 발주하며, 충남 아산의 첫번째 5.5세대 OLED공장 확장라인(A2E)에 대한 추가 장비도 발주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사업장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입해 시스템반도체를 증설하며, 경기 화성사업장내 시스템반도체 공장(가칭 17라인)의 추가 건설과 관련된 장비의 발주액이 2조2000억원이다. 중국 시안에 건설 중인 낸드플래시 공장에 들어갈 장비에 총 70억달러를 발주한다. 낸드플래시전용인 화성 16라인에 설비를 들이는 작업도 지속한다.
 
따라서 이 같은 대기업의 투자에 수혜를 입는 종목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장비주, 부품주, 설비 관련주, R&D 관련주 등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미국 애플사의 제품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무선 사업부 이익도 증가해 사상 최고의 실적 행진을 이어가리라 전망된다.
 
D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30% 가까이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모바일 D램 생산을 늘리고 PC용 D램 공급은 크게 줄여서 물량부족 현상으로 상승 전환했다. 중견 반도체 장비업체를 수혜주로 지켜봐야 할 이유다.
 

◆원화강세와 엔저현상
 
MB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펴면서 원화가 상당한 약세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여름 이후부터는 원화가 뚜렷한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절정이 지나갔고 선진 각국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원화강세 현상은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MB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대기업 수출업체만 혜택을 보고 양극화를 심화시켰기 때문인지 박 당선인의 공약집에는 외환시장 대책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2월 출범한 아베 신조 정부가 무한 양적완화를 통해 엔/달러 환율을 세자릿수로 올려놓겠다고 밝힘에 따라 엔저현상이 새로운 추세로 고착화되고 있다. 장기간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이 지속돼왔고 금리인하로는 경기부양이 힘든 상황이므로 엔화가치 하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국채 발행이 많은 상황에서 경기부양 재원을 마련하려고 국채를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엔저를 통해 수출을 증대키시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피난처로서 안전자산인 엔화가 상당한 고평가 상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최근 몇달간 엔화가치가 많이 하락했음에도 엔화는 여전히 고평가라는 시각도 있다.
 
원/달러 환율하락에 엔/달러 환율상승이 겹치면서 원/엔 환율은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일본 내 늘어난 유동성이 한국시장으로 유입돼 원화강세에 힘을 실어주게 된 것이다.
 
환율 하락속도가 가파르면 기술적으로 반등시기가 오겠지만 추세적인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현상이 심화되면 많은 부분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일 수출 경합도가 가장 높은 업종은 자동차이고 그 다음이 조선, 철강, 전기전자다. 정밀기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7월25일부터 연말까지 코스피 지수가 12.9% 상승하는 동안 각각 0.7%, 26.0% 하락했다. 연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면서도 여름부터 주가가 하락한 것은 원/엔 환율 변화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돼 움직인 측면도 있다.
 
두 회사는 세계 시장점유율에서 기록을 갱신하고 인지도가 높아져 절대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매력적이고 현재 PER도 낮지만, 환율의 변화상 이익 모멘텀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아직은 투자 시점이 아닐 수 있다.
 
아울러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비중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 환율 변화는 수입비중이 높은 업체와 내수업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주식시장 전체적으로는 환차익을 기대하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