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로 이제는 수익률보다 세금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금융소득과세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세금을 회피하는 방안과 비과세·분리과세 등 절세 방안들이 강구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른 수혜가 발생하는 상품에 따라 금융권의 희비가 교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으로 금융소득과세 기준금액은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개인의 연간 금융소득을 합산해 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금융소득을 사업소득, 근로소득 등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기준금액까지는 14%(지방소득세 포함시 15.4%)로 원천징수하고 초과금액은 기본세율을 적용한다.
◆"연간 50조원 이상 Move"
세법 개정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개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세법 개정은 부자증세의 시작이란 점에서 향후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개인금융자산의 이동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변경에 따른 개인의 추가 부담은 최대 600만원 수준인데 이 정도 추가 부담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이 당장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부자증세의 움직임이 막 시작됐다는 점이 문제"라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세금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개인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의 방대한 복지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재원 마련 수단으로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가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그 비중이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가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란 점에서 금융소득과세 강화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최근 40만달러 이상의 개인소득에 대한 세율을 기존 35%에서 39.6%로 인상했고 프랑스도 새로운 부자 증세 법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하려는 자금 규모는 올해 40조원 정도로 예상되며, 내년부터는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연구원은 "은행권에 10억원 이상 예금을 보유한 사람들과 이번 세법 개정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신규 편입된 사람들의 자산증가, 매년 신규로 증가될 2000만원 이상 금융소득자들을 모두 감안하면 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자금규모는 2014년부터 연간 5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주식 UP…예금 DOWN
소득세법 개정으로 연금상품이 개인들의 자금을 가장 강력하게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 연구원은 "은행 예금에 대한 대체제로써 중장기 연금상품의 매력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예금 대비 연금상품의 최대 약점은 높은 사업비와 긴 거치기간이었지만 비과세 혜택 증가에 따른 상대적 수익률 메리트와 즉시연금 등 다양한 지급형태 개발로 이런 약점이 크게 희석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저보증이율은 중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우 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10년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연복리 4.2%인 연금보험은 은행예금 상품과 비교해 적게는 8%(분리과세 기준)에서 많게는 16.3%(종합과세 기준)까지 수익률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운용기간 및 위험성향이 양극화 될 것이란 전망도 연금보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정수준의 자산을 보유한 개인들이 종신토록 받을 수 있는 기초적인 현금을 연금보험 등으로 확보한 후 남은 자산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물가연동국채·장기채권·브라질 채권 등 비과세 및 절세형 상품에 대한 수요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들 상품의 절세효과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고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2~3년을 정점으로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식형 자산도 자본차익에 대한 비과세와 저금리란 환경을 고려할 때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자금유입은 당장 이뤄지기보다 주식시장이 상승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 가능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려 있다.
장 연구원은 "금융상품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예금 등 안전자산이 세금부담으로 갑자기 고위험자산으로 급격히 이동한다는 가정은 비현실적"이라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유럽발 금융위기 등 주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주식시장이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된 이후에야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성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들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고위험자산을 대폭 늘리기보다 절세형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주식 등으로 자금이 몰리기 위해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생긴 두려움도 해소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위험·중수익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은 세금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수혜…은행 피해
개인들의 자금이 이러한 흐름으로 움직일 경우 보험업종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연구원은 "보험업권은 세법개정에 따른 급격한 자금유입으로 인한 호재를 맞게 됐다"며 "이는 답보된 성장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 주주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시이율산출체계 변경 및 브랜드 경쟁력과 맞물려 대형사 위주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목 중에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수혜종목으로 꼽힌다. 반면 은행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 연구원은 "은행은 예금 이탈이 가시화될 경우 유동성비율이 악화되고 대출여력이 감소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 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의 규모가 은행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은행이 다른 업권에 비해 다양한 채널과 서비스 능력을 갖추고 있어 수익을 상당부분 방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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