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회사가 수익을 내는 구조는 간단(?)하다. 재무제표가 좋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투자한 후 그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투자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다. 따라서 벤처캐피탈회사는 어느 정도 업력을 갖추고 3~5년 내 기업공개를 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거나 준비 중인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탈회사는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벤처캐피탈업계 고유(?)의 투자패턴을 버리고 스타트업 기업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회사가 있다. 바로 2010년 권혁태 대표가 설립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이하 쿨리지코너)다.


"예전부터 벤처캐피탈을 하고 싶었어요. M&A 관련 업무를 하다가 '이제는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해 2010년 회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쿨리지코너를 설립한 후에는 좀 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초기 기업을 찾다가 스타트업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게 된 거죠."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수익이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쿨리지코너의 투자는 리스크는 크고 수익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하는데, IPO만 놓고 보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굳이 IPO만 보고 투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 중에는 영업이익률이 51%나 되는 회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배당만 꾸준히 받아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결코 위험한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어느 정도 키운 후 빠져나가 더 큰 투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은 한번의 투자로 모든 것이 완성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두번째, 세번째 투자가 이어져야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쿨리지코너는 첫번째 투자를 해서 기업의 성장 발판을 만든 후 두번째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해 IPO까지 가려면 투자 성공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투자기업이 두번째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우리가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진_류승희 기자


인큐베이팅 교육도 제공

권 대표는 쿨리지코너를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만 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권 대표와 쿨리지코너의 기본적인 철학은 '같이 클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 성장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권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기존에도 창업경진대회가 있기는 했지만, 실제 투자까지 연결시키는 대회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직접 투자와 연결시키는 창업경진대회는 매년 2회씩 지금까지 총 5회 실시했다. 2011년 대회부터는 중소기업청에서 지원도 받게 됐다. 하반기에는 6회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스타트업 기업 발굴뿐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인큐베이팅과정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전략·회계·마케팅 등의 부문에서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16주짜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큐베이팅을 위한 창업보육센터인 'CCVC 밸류업센터'도 만들었다. 인큐베이팅을 원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 쿨리지코너로부터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벤처창업 선배들과의 1대 1 멘토링도 주선하고 있다.

"과거 벤처기업들은 선배가 없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배기업들이 자청해서 멘토링을 할 정도로 벤처업계에 자체적인 경쟁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후배 기업가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이끌어주는 시대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죠."


사진_류승희 기자

스타트업 기업 성공 조건, "시야를 넓혀라"

권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아이디어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시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창업경진대회를 해보면 마치 발명경진대회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천재적 발명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유능한 사업가를 찾는 겁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사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술만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는 없죠. 성장한 회사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경영자의 능력입니다."

이와 함께 권 대표는 회사를 '잘 키워서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많은 창업자들이 회사를 잘 키워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 한몫 잡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와 같은 전략으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엑시트'를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투자자의 말이지 경영자의 말이 아닙니다. 스스로 회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한계를 정하면 절대로 그 위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회사는 당연히 성장하게 되죠."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