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를 보면 투자가 보입니다." 우리투자증권 상계지점에 근무하는 김인철 대리(31)의 말이다.
증권시장에는 다양한 투자전략이 존재한다. 전통적 방식의 기본적 분석부터 시작해 다양한 지표들을 가지고 찾아내는 기술적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결국 숫자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지표와 현상을 분석, 어떠한 흐름을 찾아내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 대리는 '스토리'(Story)라고 주장한다. '이야기'가 투자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머니원'(www.moneyone.co.kr)에서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원은 성장모멘텀이 있는 우량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추세추종 스토리 트레이더'라고 소개된 김인철 대리는 도대체 어떻게 스토리를 가지고 투자에 나선다는 것일까.
◆ 기업의 역사에서 기회를 잡는다
그가 말하는 스토리 트레이더란 어떤 종목에 투자할 때 몇년간의 공시, 뉴스 등을 통해 그 안에 숨어 있는 요소들을 하나씩 찾아내는 사람이다. 그렇게 몇년간 그 회사에서 벌어졌던 일들,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읽어보면 곳곳에 숨어 있던 것들이 하나로 모이며 이 회사에 투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보인다는 것이다.
김 대리는 지난 2008년 코스닥에 상장된 '슈프리마'를 예로 들었다. 그가 슈프리마에 주목하게 된 것은 생체인식의 특징에 대한 스토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생체인식이 상당히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사무실에 들어갈 때 지문을 찍고 들어가는 장면을 생각해봤죠. 그랬더니 생체인식시장이 앞으로 '보안' 부문에서 핵심적 수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애플이 이러한 생각에 확신을 줬습니다. 애플이 지문인식업체 어센텍을 인수한 것을 보고 앞으로 '구글 글래스'나 '아이워치' 등 확산되는 모바일기기에서도 보안이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고, 이런 기술이 분명히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의 선택은 옳았다. 연초 1만5000~1만7000원에서 움직이던 슈프리마는 지난 2월26일 2만450원을 기록했고 3월 들어서는 2만원대에 안착했다. 지난 4월26일에는 장중 2만49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 '스토리 투자' 탄생 배경은
이런 독특한 스토리 투자기법은 어떻게 태어나게 됐을까. 김 대리는 '스크랩'과 '창의력', 그리고 '독서' 덕분이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관심이 가는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서 모아두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게 하나둘씩 쌓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기사에 대한 이해가 빨라지고 전에 나왔던 기사와 연계해서 생각하는 버릇이 길러졌다는 것.
창의력을 키우게 된 계기도 흥미로웠다. 그는 이전에 조그만 회사를 다녔는데, 그 회사의 대표가 내렸던 지시가 지금까지도 좋은 습관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당시 그 대표는 매일 아이디어를 하나씩 내라고 지시했어요. 그래서 매일 여러 분야의 아이디어를 찾느라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게 습관이 되다보니 지금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가 보여준 스마트폰의 메모 앱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단편적인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김 대리는 또 한달에 최소 15권 이상의 책을 꾸준히 읽으며 생각난 것들을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다보니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에서도 '연관성'을 찾아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너무 평이해 보이는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으며 생각이 깊어지고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김 대리는 네이버 블로그(헤지펀더 오성장군의 츄츄웨이)와 투자인들의 비공개 모임(츄츄트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 등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 강소기업, 이렇게 골라라
그렇다면 이런 스토리 투자기법을 적용해 좋은 종목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중소형주라고 뭉뚱그려 얘기하기보다는 실적으로 입증하고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닌 '강소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일단 괜찮은 실적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을 골라 그 회사의 3년치 정도의 뉴스와 공시 등을 전부 훑어보세요."
김 대리는 특히 실적을 중시했다. 그는 "실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나 턴어라운드 예상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고 진짜 실적이 발표되고 난 다음에 투자에 들어가도 절대로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또 국내시장에 매몰되지 말고 해외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3위를 기록하는 기업 위주로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1위를 하는 기업보다 넓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하며 점유율을 올리는 기업이 훨씬 더 성장성이 크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김 대리는 "돈 되는 종목은 돈이 들어온다"며 수급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개인만 사거나 기관만 사거나 외국인만 매수하는 종목은 안심할 수 없어요. 진짜 좋은 종목은 모두가 사는 종목이거든요. 다만 수급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종목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투자자들은 그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좋은 종목이 수급까지 좋으면 A급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