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준 마더 테레사,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 철저한 자기관리로 한눈 팔지 않는 국민MC의 대명사 유재석…. 이들의 주요 성공비결로 꼽히는 것은 바로 배려하고 헌신할 줄 아는 '인성'이다.
"만일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을 고민한다면 '인성'부터 가르쳐야 한다. 훌륭한 인성은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자원이다." 부모교육전문가인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은 "인성이 곧 실력"이라고 설파한다.
그는 최근 펴낸 저서 <인성코칭, 아이의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통해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고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은 인성이라고 강조했다.
◆ 인성 없이는 진학도, 취업도 어렵다
"국제화시대에 영어실력이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알지만, 만일 입시과정에 영어점수가 반영되지 않으면 과연 열심히 공부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인성이 대학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평가된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추천서에 '인성 및 대인관계 평가항목'을 사용하는 대학이 2011년 35곳에서 2012년 50여곳으로 늘어났다. 이들 대학의 인성 및 대인관계 평가항목은 7개 분야. 책임감, 성실성, 준법성, 자기주도성, 리더십, 협동심, 나눔과 배려 등이다. '미흡'부터 '탁월'까지 5단계 평가가 이뤄진다.
학교성적이나 수능시험 등급도 중요하지만, 같은 점수라면 인성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 최 원장은 "인성 평가가 강화된다는 것만으로도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크고 작은 학교폭력 관련 사항을 모두 학적부에 기재하고 대학입학 자료뿐 아니라 신입사원 인사면접 자료에까지 확대 사용된다면 학교폭력에 부모나 학교가 지금처럼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입시 위주 평가를 뛰어넘으려는 이 같은 변화를 이유로 '인성평가'에 대비한 과외와 입시학원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성이라는 게 그렇게 단기속성으로 키워질 수 있는 것일까. 물론 답은 "아니오"다. 최 원장은 "아이의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길러져야 한다"며 "훌륭한 선수의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코치가 있듯, 먼저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성격에서부터 말하는 것까지 어쩜 그렇게 부모를 쏙 빼닮았는지 신기할 때가 많다. 따라서 아이의 인성교육을 가르치기에 앞서 먼저 부모부터 인성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만일 자신이 자녀들에게 훌륭한 모델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이들에게 한번 물어보자. 아이들의 눈에 비친 부모의 모습은 부모 자신들의 판단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 "엄마, 아빠가 행복한 것 같니?"라는 물음에 아이들은 어떻게 답을 할까.
"아이들을 위해 죽어라 고생한다면서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한 채 힘들어하고 불행해 한다면, 아이는 아무리 부모가 자신을 위한다고 해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아이에게 변화된 행동을 바란다면 부모 자신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 '스펙 쌓기' NO, '스토리' YES
인성은 궁극적으로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행복한 인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줄 수 있어서다. 최 원장은 "부모를 통해서 올바른 인성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적절한 학습지도가 병행될 때 효과적인 진로 찾기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자녀의 진로 찾기는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된다. 이를 통해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부모는 이때 아이의 능력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접근해 강점과 약점에 대해 조언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 원장은 "진로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할 뿐 아니라 자녀와 '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여러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의 잠재 능력을 찾아내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셈이다.
또한 단편적인 스펙 쌓기보다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거시적인 안목에서 자녀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최 원장은 "근래에는 사회 일각에서 연령·학력 철폐 등 스펙 파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꿈을 설정하고 삶의 단계별로 준비해온 과정을 일관성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가 '하면 안 되는 것'과 '해야 하는 것' 4가지
▶해서는 안 되는 것
① 텔레비전을 보면서 아이에게 들어가서 공부하라고 말하기
- 텔레비전을 끄면 자동으로 들어간다. 할일이 없으니까.
② 인터넷 고스톱게임을 하면서 아이에게는 게임하지 말라고 하기
- 아이가 속으로 욕한다. 자기는 게임하면서 나만 못하게 한다고.
③ "그렇게 공부 안 해서 나중에 뭐 될 거야?"라고 묻기
- "아빠처럼 될 거야"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때리지도 못한다.
④ 아이에게 술, 담배 심부름시키기
- 차라리 공개적으로 아이에게 술·담배를 가르치는 것이 낫다.
▶해야만 하는 것
① 아이가 텔레비전을 볼 때 같이 보면서 웃으면 따라 웃어주기
- 지난 줄거리와 다음번에 어떻게 될 것인지 물어봐라.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② 아이가 게임하면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며 고수라고 칭찬해주기
- 잔소리만 하면 옆에 있을 때는 공부하는 척하다가 혼자가 되면 또 게임한다.
③ 아이가 신문을 보고 있으면 다 볼 때까지 기다려주기
- 다 보면 당연히 준다. 그때 무슨 내용인지 꼭 물어보고 칭찬해준다.
④ 부부가 함께 쇼핑가거나 조용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 돈 드는 일이 아니다. 아이의 정서가 안정되는 데 도움이 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