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한 이마트에브리데이 양재점. 사진 = 문혜원 기자


상생을 앞세웠던 이마트가 우회전략으로 골목상권에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진출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약 250㎡의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을 열었다. 앞서 이 자리에는 현대드림마트 양재점이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현대드림마트는 애초부터 영업할 생각이 없었다. 간판도 제대로 달지 않은 채 현수막만 걸고 문을 열었다가 오픈 이후 5일도 채 되지 않아 폐업 조치한 것이다.

지난 5일 오픈을 준비 중인 이마트에브리데이 양재점 매장에서 발견된 현대드림마트 현수막. 현대드림마트는 간판도 달지 않은 채 현수막만 내걸고 영업하다가 5일도 채 되지 않아 이마트에 양도했다. 사진 = 문혜원 기자
지난 5일 오픈 준비 중인 이마트에브리데이 양재

이마트 관계자는 "전 사업주인 현대드림마트 사장이 자신의 일이 잘 안 풀려서 급매물로내 놓은 것을 이마트가 산 것으로, 사전에 계획을 세워놓고 오픈을 준비한 게 아니다"며 "주변 슈퍼마켓 조합 등에도 협조를 구했고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진출은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진출하려는 '꼼수 전략'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영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사무국장은 "이마트 등 대기업 집단이 골목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려면 주변 상권의 반발을 사기 마련인데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다른 마트 이름으로 열고 이마트로 기습 오픈한 것"이라며 "이미 점포를 열고 난 후 상인이 반발하면 영업방해 혐의가 될 수 있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이마트가 협의 중이라고 밝혔던 서초강남수퍼마켓협동조합 측 역시 이미 기습적으로 오픈한 이후에는 협의가 전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서민홍 서초강남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는 서울시가 제한한 51가지 품목을 팔지 못하도록 협의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며 "협의가 특별히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서 이사장은 "오픈한 상태에서는 칼자루가 이미 대형마트에 넘어간 셈"이라며 "일단 점포를 열고나면 중소상인 입장에서는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현행법의 맹점을 꼬집었다.


이마트의 골목상권 진출에 양재동 일대의 중소형 점포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양재점 맞은편에 위치한 편의점은 가장 타격이 크다. 편의점 사장 A씨는 "개미와 코끼리와의 싸움에서 승산이 있겠느냐"며 "이제 담배 말고는 영업할 수 있는 게 없다.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근방의 H마트 직원 역시 "청과물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겠지만 공산품에서 특히 타격이 클 것 같다"며 "손님들이 우리 마트로 와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