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현재희 세종대 음악과 교수가 미국 뉴욕에서 부동산 투자금 반환소송을 벌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부동산을 취득한 시기가 한국에선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을 금지한 때여서 법 위반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현 교수가 지난 2010년 1월 미국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부동산회사인 '불독원'과 이 회사 대표 김승범씨 등을 상대로 투자금 35만달러에 대한 반환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취득 금지시기에 투자용 해외부동산 매입
안씨에 따르면 현 교수는 지난 2005년 7월 뉴욕 맨해튼 할렘의 노후건물 재개발을 추진 중이던 불독원에 투자하기로 하고 4개월 뒤인 같은해 11월 이 회사 지분 15%를 35만달러에 매입했다. 그러나 이후 김씨가 당초 약속했던 부분을 이행하지 않자 "사기를 당했다"며 법원에 투자금 35만달러와 그에 대한 지연이자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현 교수는 소장에서 김씨가 ▲회사 주주 3명으로부터 35만달러씩 투자금 유치 ▲다른 투자가들로부터는 100만달러 투자금 유치 ▲할렘건물을 2006년 5월까지 5층 콘도미니엄으로 개조한 뒤 매도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자신이 투자한 돈도 모두 써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 심리가 진행 중인데, 문제는 현 교수가 35만달러를 투자한 2005년 11월이 한국에선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전면 금지된 시기라는 점에 있다. 한국정부는 지난 2006년 5월22일 이전에는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을 전면 규제했으며 그 이후 100만달러까지의 투자를 허용하다 2008년 6월2일부터 무제한 투자를 허용했다.
이와 관련 안씨는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현 교수는 1980년 보스톤대학 음대대학원을 졸업한 뒤 적어도 1985년부터 현재까지 세종대 음대에 줄곧 재직했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장기거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현 교수가 과연 어떤 자격으로 해외투자를 감행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국선 음대 교수, 미국선 스파 사장?
투자금 반환소송과정에서 밝혀진 또 다른 관심거리는 현 교수가 미국 뉴저지주에 최소한 2채의 아파트와 1채의 점포를 소유하고, 법인을 설립해 자신이 사장으로서 '스파'를 운영했다는 점이다.
안씨는 "투자금 반환소송 과정에서 2010년 7월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피고측 변호인으로부터 신문을 받으면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음을) 현 교수가 스스로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안씨가 공개한 신문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현 교수는 뉴저지주에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1채와 임대목적의 아파트 1채 등 총 2채를 갖고 있고, 추가로 점포 1채도 보유 중이라고 답변했다.
여기서 현 교수가 밝힌 이 2채의 아파트는 본인 명의가 아닌 2개의 법인을 설립해 법인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교수는 2005년 11월 '테크라'와 '로렌'이라는 2개의 회사를 설립, 이 중 테크라는 스파를 운영하는 '스파 메리디안'이라는 이름으로 법인명을 변경했고 이후 자신이 그 회사의 사장에 올랐다.
그러나 스파 운영이 원할하지 않았던지 스파 메르디안은 법인변경 약 2년6개월 뒤인 2008년 8월 문을 닫겠다는 폐쇄신청서를 뉴저지주에 제출했다.
안씨는 "현 교수는 스파 운영을 위해 해당점포를 매입하고 별도 스파운영 법인인 테크라를 설립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면서 "그가 뉴욕 부동산 투자를 위해 김씨에게 35만달러를 지급한 것이 2005년 11월이었고 이후 2개월 사이에 아파트 매입, 법인설립 등을 위해 최소 200만달러 이상을 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정이 사실일 경우 현 교수는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금지된 시기에 뉴저지에 아파트 2채와 점포 1곳을 사들였고, 2008년 6월2일 이전 100만달러까지만 해외부동산 투자를 허용하는 국내 법규도 위반한 꼴이 된다.
안씨는 2005년 11월 현 교수가 김씨에 투자금 명목으로 지급한 35만달러의 수표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수표는 뉴욕소재 은행인 BNB뱅크에서 발행한 것으로, 현 교수는 이 은행계좌를 BNB뱅크의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지점에서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교수측 "모든 투자 합법적"…관련 증거는 미제출
관건은 현 교수가 과연 국세청이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도입한 '해외금융계좌 신고'에 성실히 임했느냐는 점이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는 국내 거주자와 내국 법인이 보유한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액이 연중 하루라도 10억원을 넘으면 계좌 내역을 다음해 6월에 관할세무서에 신고토록 하는 것이 골자로, 이를 어길 경우 미신고잔액의 45%를 과태료로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씨는 "현 교수가 김씨에게 BNB뱅크의 계좌에서 35만달러짜리 수표를 발행, 지급된 것이 김씨의 자필 영수증을 통해 확인됐다"면서 "만약 아파트나 상가매입 대금도 이 계좌에서 인출했다고 가정한다면 통장잔고가 최소 한차례 이상 10억원을 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해외부동산 투자 논란과 관련, 현 교수는 본지의 해명요구에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다. 동양그룹 관계자 역시 "현재현 회장 가족과 관련된 사안이다 보니 그룹차원에서 따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 교수의 한 측근은 안씨에 이메일을 보내 "2005년 11월과 2006년 1월 투자는 모두 한국은행으로부터 부동산 및 사업용 투자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이뤄진 투자"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안씨의 설명이다.
투자금반환 소송 경과는…아직도 공방중
2010년 1월 시작된 현 교수의 투자금 반환소송은 아직 양측이 지리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어 법원의 판결도 확정되지 않았다.
현 교수는 "35만달러를 투자한 뒤 불과 두달 만에 김씨가 사업중단을 통보한 것은 명백한 사기"라고 주장한 반면, 김씨 측은 "현 교수에게서 받은 돈은 일종의 투자금이며 투자금은 대여금이 아닌 만큼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특히 김씨 등 피고측은 부동산개발회사인 불독원의 통장 입출금현황과 회계장부 등을 공개하라는 원고 현 교수 측의 요구에 불응하며 장부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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