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송파구 잠실지구와 송파지구는 강남권에 위치한 입지적 이점 덕분에 행복주택 시범지구 중 가장 '핫'한 지역이다. 두곳 모두 유수지로, 목동과 함께 서울에서도 주거환경이 좋고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동네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가 행복주택 입주대상자인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750명과 7개 후보지 주민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잠실의 기대 보증금이 348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목동(3344만원) 다음으로 송파(3294만원)가 자리했다.
규모로 봐도 송파지구는 면적 11만㎡로 전체 7곳 후보지 중 가장 넓고, 잠실지구 역시 7만4000㎡의 대규모 면적을 차지한다. 또한 송파와 잠실지구 각각 1600가구, 1800가구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개별적으로는 목동(2800가구)보다 적지만 송파구 전체적으로 보면 3400가구로, 서울시 전체 행정구역 중 가장 많은 인구 수용을 자랑한다.

그러나 송파와 잠실지구는 목동지구처럼 극심한 반대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건립 예정지가 유수지인데다 주변시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는 주민들의 우려 때문이다. 강남의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는 송파와 잠실 행복지구. 두곳에서 들려오는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담았다.


잠실지구 개발 구상안

◆주거환경 열악…반대 명분 적은 송파지구
탄천유수지에 건립될 예정인 송파지구는 탄천빗물펌프장이 있어 비가 많이 내릴 때면 빗물을 모아 하천으로 내보내 인근 주택가와 도로의 침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다. 유수지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체육시설이나 주차장, 장애인 운전연습장 등의 용도로도 사용 중이다.

정부는 현재의 이 탄천유수지에 대규모 임대주택 가구 조성과 함께 추가로 상업시설과 체육·여가, 문화·복지, 운전연습장 등의 시설을 늘리기로 했다. 이전 펌프시설도 그대로 둬 기존 유수지로서의 긍정적인 역할을 계속 유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즉, 송파구와 주민들이 행복주택 유치의 반대이유로 내세웠던 불만들을 건립과정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의견이다.

송파구청과 지역주민들은 현재 "사업지를 주민과 자치구 의견 수렴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유수지 내 행복주택 건립은 그 자체가 명백한 법령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국토부는 "후보지 선정은 자체 고유 권한으로 향후 지자체 및 주민들과의 조율을 통해 최종사업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유수지 내 건립 역시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에 기초해 가능하다"고 항변했다.

구와 지역주민들과 달리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의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는 축구장 등의 체육시설이 사라지면 학생들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의 편의시설이 없어져 불편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규모를 줄이더라도 현행 체육시설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도 상업시설 및 커뮤니티센터, 도서관은 물론 상권의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주민들도 곧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삼전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잠실·송파 주택가 중에서도 단연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 중의 하나"라면서도 "행복주택과 함께 비록 임대주택이긴 하지만 재건축이 진행 중인 가락시영아파트까지 바로 옆에 들어선다면 지금보단 주거환경이 개선될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실제 삼전동과 석촌동은 교통 여건이나 학군으로서의 입지가 그리 나쁘지 않음에도 탄천 뚝방에 근접해 있는 블록들은 매매가와 전월세 임대가격 모두 다른 블록의 시세보다 밑돌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이쪽은 임대시세가 2년 전보다도 떨어진 수준이다"며 "따라서 행복주택 및 임대아파트들이 들어서면 인근 임대업자에겐 타격이 갈 수도 있겠지만, 가격을 맞추지 못해 인근 성남지역 등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던 실수요자들로서는 이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탐나는 노른자 땅' 잠실지구

잠실지구는 입지적으로 송파지구보다 더 '노른자 땅'으로 불릴 만하다. 탄천교만 건너면 바로 강남으로 연결되는 지역으로 강남구 삼성동과 매우 가깝다. 업계에서도 행복주택 시범지구 중 가장 탐나는 위치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유수지는 송파지구와 마찬가지로 체육시설과 주차장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정부는 본래의 홍수위 조절 등 방재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스포츠와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주민공간을 콘셉트로 복합 스포츠 파크 및 주민 커뮤니티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2호선 종합운동장역(15분 소요)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행복주택이 지어질 시기와 맞물려 9호선 삼전사거리역이 도보 8분 거리에 개통될 예정이다. 동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올림픽대로와의 접근성도 용이하다.

건너편으로는 아주초·중학교와 잠실 우성4차아파트 및 아시아선수촌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어 주거환경이 꽤 양호한 편이다. 인근에 대규모 편의시설은 없어도 도보로 잠실종합운동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주변 아파트단지 내 편의시설 이용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탄천이 맞붙어 있고 양재천, 아시아공원 등이 가까이 있어 주거 쾌적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이 일대 지역은 앞으로 제2롯데월드 준공과 더불어 9호선 개통 등으로 주거 수요가 지속적으로 풍부해질 전망이어서 주택 임대시장이 크게 흔들릴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매매시장 역시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면 양극화현상으로 집값이 떨어질 우려가 있지만 어차피 슬럼화된 일부 입지에 상업시설을 혼재함으로써 주변이 활성화된다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편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임대주택 건립의무비율 완화 ▲행복주택지구 지역주민에게 청약우선권을 주는 등의 특별공급 ▲소득규모에 따라 임대료를 차등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복주택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임대주택 의무건립비율을 낮추면 행복주택 반대가 극심한 지자체의 반대입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