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은 뇌의 신비를 밝혀내서 인간의 물리적, 정신적 기능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응용학문이다. 이에 대한 연구업적이 계속 진척되면서 뇌과학은 여러 갈래의 연관학문 및 분야로 파생되어 왔다. 뉴로마케팅, 행동경제학, 진화심리학 등으로 가지를 뻗어나가고 있다. 학풍이 실용적이라 비즈니스 현장 및 산업계에서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중에서도 마케팅에 있어 뇌과학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집중적으로 탐구한 책이 있다. <왜 팔리는가>는 최신 뇌과학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마케팅의 본질을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2002년 ‘대한민국 마케팅 대상’을 수상한 TTL Ting의 실무담당자로 그외에도 Cara, Touch1카드, 소셜커머스 초콜릿 등 다수의 신상품을 만든 마케팅 기획자로 명성이 높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영원한 화두가 있다. “왜 어떤 건 잘 팔리고, 어떤 건 안 팔리는 걸까? 도대체 무슨 차이 때문일까?”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특정 상품이 “왜 팔리는가(Why they buy)?”하는 질문으로 요약된다. 기존의 마케팅 이론으로는 소비행위에 대한 원인(Why)을 정확히 알아낼 도리가 없다는 게 맹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고민도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뇌과학의 연구산물인 진화생물학과 행동경제학 등을 통해 들여다 보면 소비자들이 보이는 행동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뇌가 작동하는 주된 경향은 이렇다. 정확하지만 느린 이성적 판단보다는 부정확하지만 빠른 감정적 판단 쪽으로 치우친다. 당장의 ‘생존’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나 행동보다는 확연히 우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보다 빠른 판단을 위해서 뇌는 대뇌피질을 중심으로 한 ‘이성의 뇌’보다는 변연계로 대표되는 ‘감정의 뇌’를 주로 사용한다. 그에 따라 인간은 부정확하지만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고체계를 갖게 되었다. 이처럼 빠르지만 부정확하기에 인간의 행동에는 불합리한 면이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고, 소비행위에도 이런 점이 투영되고 있다. 일단 감성의 뇌가 작동해 불합리한 상품 구매를 하고 나서 이성의 뇌의 영향으로 그 행위를 합리화하는 게 인간, 즉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행동이라고 뇌과학은 설명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 경영학과 마케팅이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이러한 뇌과학적인 고찰을 바탕으로 ‘팔리는 상품’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3에지(edge) 임팩트’ 기법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감정의 뇌’를 움직이는 3가지 절대동기 즉 ▲경쟁 승리 동기 ▲새로움 추구 동기 ▲위험 회피 동기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3에지(파워에지, 뉴에지, 리스크에지)를 이용해 절대동기에 임팩트를 가해야 이른바 뇌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쟁자보다 더 우월하고 싶은 절대동기인 ‘경쟁 승리’를 자극하는 속성이 파워에지며, 항상 새로움을 찾는 절대동기인 ‘새로움 추구’를 깨우는 속성이 뉴에지다. 또한 절대동기 ‘위험 회피’를 자극하는 속성은 리스크에지다. 모든 상품은 감정의 뇌를 자극하는 세 가지 에지를 가지고 있으며, 소비자는 결국 이 세가지 에지의 임팩트가 가장 큰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조현준 지음/ 아템포 펴냄/ 1만7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