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시인/사진=박정웅 기자
박해수 시인(고모령철도문화예술원장, 문학박사)이 28일 고모역에서 들꽃사랑답사단을 환영하고 있다. 박 시인은 고모역 시로 '고모역 시인'으로 통한다. 이날 답사단을 위해 이유선 시낭송가가 시 고모역을 몸짓과 함께 형상화했다.



-고모역-



고모역에 가면

옛날 어머니의 눈물이 모여 산다

뒤돌아보면 옛 역은 스러지고

시레기 줄에 얽혀 살던

허기진 시절의 허기진 가족들

아 바스라지고 부서진 옛 기억들

부엉새 소리만 녹슨다

논두렁 사라진

달빛 화물여차는 몸 무거워

달빛까지 함께 싣고

쉬어 가던 역이다



고모역에 가면

어머니의 손재봉틀처럼

덜커덩 덜커덩거리는 화물열차만

꽁지 빠진 새처럼

검은 물새떼처럼

허기지게 날아가는

그 옛날 고모역 선로 위에서

아 이즈러진 저 달이

아 이즈러진 저 달이

어머니의 눈물처럼 그렁그렁

옛 달처럼 덩그라니 걸려 있는

슬픔처럼 비껴 서 있는 그 옛날 고모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