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학교운영 민주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제정했던 광주 학교자치조례에 제동을 걸면서 지역 내 찬반 논란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법원 1부는 교육부가 광주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광주시 학교자치에 관한 조례안 집행정지 청구에 대해 본안판결이 있을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대법원은 광주 학교자치조례가 상위법을 침해하고 있다는 교육부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조례 제정에 참여한 단체 등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례를 발의한 광주학교자치조례제정 운동본부는 "교과부가 학교자치조례 입법 과정에서 상위법 위반 여부를 검토했는데도 뒤늦게 발목을 잡고 있다"며 "상위법 위반 주장은 억지 트집을 잡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재의결까지 거치며 학교자치조례를 도입했던 광주시의회와 광주시교육청도 조례가 학교 민주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교육부가 교사 평가권, 교장 예산운영 편성권 제한 등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육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광주전남교육을 생각하는학부모연합을 비롯한 12개 단체로 구성된 학교자치조례 폐기 촉구를 위한 시민연대(시민연대)는 29일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광주시의회는 자치 조례를 폐지하는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가 제소한 광주학교자치조례의 문제는 ▲상위 법령의 위임 없이 교사회, 직원회 등을 신설했고 ▲교무회의, 교원인사위원회, 학생회 등에 상위법령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상치되는 내용을 다수 포함시켰으며 ▲‘교육감과 학교장은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문은 법령에 정해진 교육감과 학교장의 권한을 심대하게 침해하여 학생 교육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산을 불요불급한 곳에 우선순위를 두어 편성하도록 해 학생의 참된 교육복지에 역행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 결정으로 9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광주 학교자치조례는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유보하게 됐다.
 
광주학교자치조례는 지난해 6월 주민 1만7981명의 청구로 발의돼 7개월여 만인 지난 1월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됐으며, 학교 내에 학생회와 교사회, 학부모회, 직원회 등 4개 자치기구를 구성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