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는 군대생활을 경험한 '예비역'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여성 등 군대 미경험자에게는 말로만 듣던 낯선 곳을 간접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진짜 사나이>는 군대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이 다룬다. '바나나라테', '군대리아', '뽀글이' 등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군대고추장인 '맛다시'가 포털의 인기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군인들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일요일 종교활동에서 종교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초코파이를 주느냐 안 주느냐일 정도다.
여러 제과회사가 초코과자를 출시했지만 초코파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오리온'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초코파이는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인마저도 사로잡았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힘(?)으로 증시에서 '황제주'에 올랐고, 음식료업종의 대표주식이 됐다.
◆황제주가 될 수 있었던 배경
오리온은 지난해 10월4일 주가 101만원을 기록, 최초로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지난 4월16일에는 121만4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오리온이 황제주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중국이다. 오리온은 국내 제과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시장에서의 호조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조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1년 7032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실적이다. 지난 1993년 베이징사무소 개설 후 20년 만에 이룬 성과로 매출 1조원 돌파는 중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업체 중 최초다.
중국 내에서 오리온의 인지도도 대단하다. 중국 제과업계에서 오리온의 브랜드 선호도는 지난 2010년 펩시를 제치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식품회사 중 2위에 오른 바 있다.
오리온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현지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마케팅과 영업, 인사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또 대표상품인 초코파이를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여우(好麗友)파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제품 콘셉트도 '정'(情) 대신 '인'(仁)으로 바꾸는 등 중국인들도 오리온을 중국회사로 인식할 정도로 현지화에 주력했다.
◆황제주에서 내려온 이유
오리온은 지난 6월 이후 두달간 100만~95만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8월 100만원이 깨진 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23일 89만2000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오리온의 주가가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적부진이다. 오리온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579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30% 감소했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7.4%에서 올 2분기에는 4.3%로 하락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중국에서의 사업 확장에 많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매출은 위안화 환율 상승에도 작년 동기보다 15% 성장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2.4% 감소했다. 광고비 등 판촉비용이 지난해보다 36% 증가하고 인건비도 28% 늘어 국제 곡물가 하락에도 이익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중국법인의 수익성이 영업속도 조절과 비용 증가 탓에 부진했는데, 특히 신규매장 출점에 따른 판촉비 증가가 주요인"이라며 "지난해 매출액 1조원 달성을 위해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결과 제품 회전율이 기존 1.5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났고, 이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상반기에 비용이 집중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시 황제주 가능할까
최근 일부 증권사는 중국 내수경기의 둔화가 우려되자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그만큼 상승동력을 잃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오리온의 주가가 90만원대에서 횡보세를 보이던 지난 8월 대신증권은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11%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대신증권이 하향조정해 내놓은 목표주가는 113만원. 지난 4월 최고가에 비하면 턱없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100만원이 넘는 주가다.
대신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오리온의 목표주가는 120만~158만원선으로 황제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상반기 중국에서의 영업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또 하반기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김승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에 중국사업에서 다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부진이라 판단된다"며 "2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2분기 현지딜러 매출액은 2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 매출 성장이 기대되며, 비용 통제를 통한 영업이익 증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에 집중된 판촉비 역시 하반기부터는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박애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오리온 중국법인의 마케팅비용은 지난해 1800억원(매출대비 비율 18.3%)에서 올해는 1900억~2000억원(16.5~17.4%)으로 추정된다. 판촉비 상·하반기 비중은 지난해 4대 6에서 올해는 6대 4로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애란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에는 재고를 조정하면서 판촉비가 증가했지만 최근 제품 회전율이 2개월 내외로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는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7월 중국법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며, 하반기에는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0년 말 '예감' 이후 3년 만에 신제품 '고소미'가 출시됨에 따라 신규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내년 1월 심양공장이 가동(생산라인 3개, 1라인당 평균 매출액 약 250억원)될 것이라는 점도 외형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 외에 러시아, 베트남 사업 또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러시아는 외상딜러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을 시현한 후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시장점유율 약 20%로 현지 1위 제과업체의 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김승 애널리스트는 "중국 외에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사업도 순항 중이어서 최근 주가하락은 저가매수 타이밍이라 판단된다"며 오리온을 음식료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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