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적극 참여땐 '지역 특산물 해외 수출' 꿈은 아냐
10월29일. 올 들어 처음 제정된 '지방자치의 날'이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 제도가 부활한 이후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는 낮다. 지역현안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마찰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최근 지방자치 제도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성공적인 지방자치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안전행정부의 ‘지방자치의 날’ 제정에 이은,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 개최가 그것이다.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열린 지방자치 박람회를 ‘집도한’ 문영훈 안전행정부 지역경제과장을 만나 지방자치 활성화에 대한 안행부의 노력과 해법을 들어봤다.
- ‘지방자치의 날’을 제정하게 된 계기는.
▶ 우선 지방자치의 날을 매년 10월29일로 정한 것은 지방자치 부활 헌법 개정일이 1987년 10월 29일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사실 지방자치의 날은 이승만 정부 때 제정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읍면동 단위까지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다 1991년 지방자치 제도가 부활했고, 이후 22년 만에 다시 기념일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지자체나 중앙정부는 물론 국민들까지 참여해 지방자치 제도에 대해 종합적으로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이날을 제정했다.
- ‘지방자치 박람회’도 처음 열었다.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나.
▶ 박람회는 크게 지방자치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발전전략을 제시하는 ‘지방자치 정책홍보관’, 자치단체별 주요성과와 미래비전을 소개하는 '시·도 홍보관', 그리고 지역의 우수특산품과 향토명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향토자원 전시관’ 등에서 진행됐다. 특히 17개 시·도에서 500여점의 지역특산물을 한자리에 소개한 ‘지방자치 스타브랜드 특별전’의 경우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곳에서는 임실 치즈, 홍성 한우, 천안 신고배, 제주 옥돔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농축수산물과 공예품이 판매됐다.
- 대대적인 지방자치 행사였던 만큼 지역민들의 참여도 돋보였을 것 같은데.
▶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 많은 지역민들이 함께 했다. 대표적인 행사가 ‘전국 사투리 경연대회’다. 전국 시·도별 17개팀 총 34명이 지역별 특색있는 사투리로 경연을 펼쳐 지역간 교류와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 지방자치 제도의 부활 이후 지자체의 역할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 초창기 지방자치 제도가 시행되던 때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료들에 의해 지역의 발전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십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관보다는 민간부분에서의 역할이 지역발전에 더 중요해졌다. 실제로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민간부분의 아이디어로 지역이 발전돼야 향후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중앙정부와 지역민들 사이에 ‘조정자’ 역할만 하면 될 것으로 본다.
- 지자체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 국민들에게 ‘지방자치의 날’이 제정된 것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박람회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진행한 행사였던 만큼 올해 부족했던 부분은 내년 열리는 제2회 대회에서는 확실하게 보강시켜 나가겠다. 국민들에게 지방자치 박람회가 있다는 것을 알린 것만 해도 첫 단추는 잘 뀄다고 생각한다.
- 20년 넘게 지방자치의 시대를 살아오고 있지만 종종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마찰을 지켜보곤 한다. 이번 박람회가 양 주체간 상호 교류의 장이 됐는가.
▶ 지방정부는 엄연히 지역민들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역민의 이익관계가 서로 반하는 경우 양 주체간 마찰이 빚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지자체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했다. 하나의 행사를 준비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할 수 있겠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연례적인 ‘대화의 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 뭐든지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는 무의미하다. 박람회 이후의 계획은.
▶ 이번 지자체 박람회(세미나 등)를 통해 논의된 의견을 여론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친 후 지방자치 정책에 반영하도록 힘쓰겠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는 기념일에 맞추다 평일에 박람회가 열렸는데 내년부터는 보다 많은 지역주민의 참여를 위해 휴일 개최도 검토 중이다.
- 해외에도 이같은 행사가 있는가.
▶ (내가 알기로는) 외국에는 ‘지방자치의 날’과 같은 행사는 없다. 세계에서 유일한 소통모델이다. 그렇기에 더 심혈을 기울여 매년 행사를 준비하겠다.
- 박람회 말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계획 중인 정책은 없는지.
▶ 우선 거시적인 차원에서 정부는 지역경제가 취약한 지역에 새로운 산업군이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직접적으로 중앙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지역의 단기적인 발전밖에 견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각 지역대학의 졸업생들이 해당지역에서 취직해 그 지역의 산업을 지탱하는 일군으로 성장한다면 장기적으로 그 지역경제는 활발해 질 수밖에 없다. 북유럽 국가만 해도 대학졸업생의 75%가 자신이 배우고 자란 지역에서 창업을 한다고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그렇게 지자체와 지역학생들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역산업을 일구는데 세재 혜택 등의 다양한 제도 운용을 기획하고 있다.
-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가.
▶ 전국의 읍·면·동 번화가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원활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재원지원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직접적인 예산 투입보다는 매장의 리모델링이나 면세 혜택, 직원 채용 지원 등의 간접적인 방식을 이용하겠다.
- 끝으로 지역과 중앙의 균형잡힌 발전과 협력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방자치 제도는 엄연히 지역주민들의 몫인 만큼, 주민들의 적극적인 정책 참여를 부탁드린다. 특히 지자체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전국화시키는 일에 지자체 행정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의 공통된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사실 지자체 홀로 지역특산물을 만드는 것은 쉽지가 않다. 성주의 특산물인 참외만 해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되기까지 수십년이 걸렸다.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저마다 ‘특산물 상품화’를 이뤄낸다면 그 이후에는 지역특산물이 아닌 대한민국 특산물로 해외에 수출하는 일도 꿈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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