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사립대학, 소수서원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서원이다. 중종 38년(1543년)에 풍기군수 주세붕이 회헌 안향 선생을 재향하기 위해 이곳 숙수사 자리에 백운동 서원을 설립했다. 후임 군수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퇴계 이황이었는데 나라에 상소를 올려 명종 5년에 ‘소수’(紹修)라는 이름의 사액을 받았다. 나라로부터 인정받은 최초의 서원이 된 것이다.
역시 명문사학이다. 캠퍼스가 훌륭하다. 서원 입구엔 울창한 노송이 길을 안내하고, 오른쪽으로는 연화산이 있고 그 사이에 죽계천이 흐른다. 송림에 들어서는 순간 이 멋진 학교에 매료되는데 삼백년에서 천년 가까운 이 소나무들을 ‘학자수’(學者樹)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한편 죽계천 건너에는 유명한 경자바위가 있다. 이곳에 주세붕 선생이 선비의 덕목인 ‘경’(敬) 자를 새겨 넣었고, 그 위로 소수서원의 옛이름인 ‘백운동’을 퇴계 이황 선생이 썼다고 한다.
이렇게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정자 하나가 있는데 그 이름이 ‘취한대’로 유생들에게 좋은 추억과 휴식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게다가 대가 퇴계 이황을 교장선생님으로 모신 셈이니 학생들의 자부심이 어떠했을까. 그만큼 스승을 존경하고 어려워하는 마음도 있었을 터. ‘경령정’에는 스승 퇴계 이황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썼다는 고산 황기로의 현판이 남아 있다. 유생들의 기숙사였던 학구재와 지락재는 스승의 숙소로부터 뒤쪽으로 자리 잡았고 바닥의 높이를 낮추었는데 이 또한 스승을 높이는 마음을 담았다. 영정각 앞 쪽의 조그마한 건물은 장서각이다. 이곳은 임금이 직접 지어 하사한 ‘어제 내사본’을 비롯해 3000여권의 장서를 보관한 도서관이다. 이들 건물 사이로 해시계인 일영대가 있는데, 역시 공부하는 학생들은 시간엄수도 중요했겠다 싶다.
◆유교 문화체험 일번지, 선비촌
소수서원은 선비촌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선 영주의 대표적 한옥문화재를 문중별로 재현해 기와집 7동과 초가집 5동 등의 고택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종갓집, 약방, 대갓집뿐 아니라 저잣거리, 주막, 외양간 등 옛 도읍 영주의 명성을 재현했다. 이것은 단지 감상용 가건물이 아니라 마치 원래 건축물을 그대로 떠온 듯 사실적이다. 그런 이유로 ‘공주의 남자’, ‘추노’, ‘각시탈’ 등 수 많은 사극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물론 숙박도 가능해 전통 한옥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선비촌에서 이어지는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은 옛 도호부 관아를 모델로 아흔아홉 칸 형식으로 복원된 곳으로서 청소년, 단체 등이 예절교육이나 전통문화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소수박물관 또한 빼놓지 말아야 한다. 이곳에서는 지역의 각종 유물과 유교 관련 자료를 보존·전시하고 있다. 국보 1점, 보물 2점, 문화재자료 2점 등을 포함해 2만7000여점의 소장 유물이 있고 이 중에는 소수서원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 지역의 고분벽화, 소수서원 자리에 있던 숙수사 출토 유물도 있다. 특히 그림이 있는 목판 인쇄물이나 보물 제 485호인 대성지성 문성왕전 좌도, 퇴계 이황의 친필 제문, 순흥 읍내리 고분벽화 등은 상당히 흥미롭다.
◆외나무다리 너머의 무섬마을
이름이 예쁘다. 무섬마을은 ‘물위에 떠 있다’라는 수도리(水島理)의 우리말이다. 이곳은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휘돌아, 넓고 하얀 모래사장을 앞마당으로 하는 물도리동이다. 요즘처럼 낙조가 이른 계절엔 외나무다리와 하얀 백사장을 배경으로 한 해넘이가 그림 같다. 1983년에 수도교가 놓이기 전까지 이 외나무다리가 마을 바깥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였다. 다리는 물살이 강할 때는 자주 떠내려 갔다고 한다. 그래서 커다란 S자형을 그린다. 그럼 이 긴 다리를 건너다 건너편에서 사람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 중간 중간에 마주 오는 사람을 피하는 보조 다리가 있다.
무섬마을은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이다. 전형적 배산임수인데 이 때문에 대부분 가옥이 서남향이다. 가옥 30여채가 조선후기 사대부 가옥이고, 100년 넘는 가옥이 16채가 있다. 이곳이 전통적인 양반마을이자 부자마을이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흥선대원군의 친필 편액이 있는 해우당고택, 가장 오래된 ‘ㅁ’자형 구조의 만죽재고택 등이 위풍 당당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택들은 유교의 격식을 엄격히 따라 지었기 때문에 딱 떨어지는 양반집 구조를 이룬다.
한편 이들은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앞장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줬다. 김화진 선생과 김성규 선생(조지훈 시인의 장인)은 ‘아도서숙’을 건립해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했고, 단일부락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민박집이 대부분 호주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일체의 상업시설이 없으므로 하룻밤 조선시대의 고요함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유교는 오백년 조선왕조를 이끈 사상의 근간이다. 장점과 단점을 따지기 앞서 배울 점을 생각해 본다. 그 시대 선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들이 가졌던 공경과 겸허의 마음, 책임감과 정의를 이곳 영주의 기운에서 얻어간다.
[여행 정보]
● 소수서원 가는 법
[승용차]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강일IC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하남분기점 - 제2중부고속도로 산곡분기점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마장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호법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만종분기점 - ‘소백산국립공원, 풍기, 봉화’ 방면으로 우측방향 - 소백로 - 신재로 - 순흥교차로에서 ‘부석사, 부석, 소수서원’ 방면으로 좌회전 - 소백로
[대중교통]
센트럴시티터미널 - 영주버스공용터미널 - 27(풍기)번 버스 - 소수서원 정류장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소수서원: 검색어 ‘소수서원’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 151-2
무섬마을: 검색어 ‘무섬마을’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 여행 주요정보 >
소수서원, 선비촌, 소수박물관
http://www.seonbichon.or.kr/ 054-639-5852
관람시간: (11월~2월) 오전 9시 ~ 오후 5시
(3월~5월, 9월~10월) 오전 9시 ~ 오후 6시
(6월~8월) 오전 9시 ~ 오후 7시
관람요금: 어른 3000원 / 청소년 군인 2000원 / 어린이 1000원
한국선비문화수련원: http://www.sunbi.info/ 054-631-9888
무섬마을
http://www.무섬마을.com / 054-634-0040
무섬문화촌: 단체 숙박 및 체험 프로그램 진행
전통한옥 체험: 해당 사이트를 보고 원하는 집에 전화 예약
<주변 볼거리>
부석사: 무량수전을 비롯해 아름다운 문화재가 많은 세계적인 사찰이다.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과 함께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http://www.pusoksa.org/ 054-633-3464
관람료: 어른 1200원 / 청소년 1000원 / 어린이 800원
주차료: 버스 6000원 / 승용차 3000원
금성대군신단: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화를 입은 금성대군과 순흥부사 이보흠 등 순절의사를 제사 드리는 곳으로 영주의 역사와 관련된 유적이다.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 70 일원
< 음식 >
한결 청국장: 청국장 전문집으로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먹기 좋다. 청국장 장아찌, 청국장 샐러드 등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청국장 8000원 / 청국장 전골 3만~4만원 / 한우 인삼설렁탕 1만원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서부2리 138-10 / 054-636-3224
뜬바우골사과: 영주는 사과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가을에 수확한 양질의 영주 사과를 1년 내내 택배로 받아 먹을 수 있다.
http://www.clickapple.com/ 054-638-1794
무섬골동반: 무섬마을에서 시인 조지훈의 처가인 김성규 가옥을 골동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골동반’은 섣달그믐 저녁에 한해를 마무리 하는 의미로 먹었던 궁중의 비빔밥을 뜻하는 말이다. 여행자가 많은 주말에 주로 문을 열기 때문에 주중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한다.
골동반 1만원 / 선비정식 1만5000원
http://www.museomfood.com/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268번지 / 054- 634-8000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