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에 이어 신년 효과에 대한 기대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증권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2월 한달간 코스피는 33.53포인트(1.63%) 하락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1947포인트까지 폭락했다가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 201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캘린더 효과(일정 시기에 증시가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 중 하나인 '산타랠리'가 사실상 사라졌지만, 그래도 새해에는 빛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갑오년 새해가 밝아온 후 국내 증시는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12.85포인트(0.66%) 떨어진 1946.11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 종가가 2011.34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3.24%나 떨어진 것이다.

기대했던 1월 효과는 어디에 간 것일까. 그리고 돌아올 수는 있는 것일까?


◆ 호재들은 왜 사라졌나

1월 효과를 기대하던 증권사들은 ‘통계치’까지 들어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었다.

동양증권은 지난 1월2일 내놓았던 1월 전망 보고서를 통해 단순히 통계치만 놓고 보게 되면 1월의 상승 확률과 기대 수익률이 비교적 유의미하게 높은 값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20년간의 데이터들을 이용해 살펴보면, 1월의 상승 확률은 60%라고 설명했었다.

경기와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은 각각 2014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각각 3.9%, 3.8%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밋빛 기대 속 출발한 코스피는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44.15포인트(2.20%) 폭락, 이틀째인 3일에는 22.05포인트(1.07%) 급락했다.

이에 대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과 모멘텀, 주도주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상승 ‘재료’라는 면만 봐도 2014년에는 엔화 약세와 통상임금과 관련된 노사갈등 같은 악재들이 연말과 연초에 불거진 상태라 불확실성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더불어 올해는 1~2월에 발표될 2013년 4분기 실적에 대한 빅 배스(Big Bath) 가능성이 존재 한다”면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빅 배스란 목욕을 철저히 해서 몸에서 더러운 것을 없앤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새로 부임하는 기업 CEO가 전임자들의 재임기간에 누적됐던 손실이나 향후 잠재적 부실요소 등을 회계장부에서 한꺼번에 털어 버림으로써 실적부진의 책임을 전임자에게 넘기는 전략이다.

강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3년에 신정부가 들어섰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사전 정리 작업이 2013년 중에 상당부분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정권 교체 1년 차였던 2003년 4분기, 2008년 4분기 실적 충격이 예년의 배에 달했다는 점에서 2013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연초에도 비슷한 패턴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환율부터 ‘삼성전자’ 어닝쇼크까지

코스피가 1월 초부터 ‘폭락’ 했던 이유 중에서는 환율과 삼성전자의 4분기 어닝쇼크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갑오년 개장 직후 한국 주식시장이 연거푸 속락했던 배경에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지나친 쏠림의 문제점이 자리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속락의 이유로 환율과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우려가 지목되는데, 여기에 바로 쏠림에 대한 경계감이 내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국내의 경우 내수 환경이 매우 취약하여 수출에 더욱 의존하게 되므로 그만큼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4분기 어닝쇼크에서 기인한 ‘폭락세’도 연초 증시 급락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새해 들어 크레디트스위스, BNP파리바. CLSA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첫 거래일인 1월2일, 대한민국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4.59% 급락하며 13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이후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은 실제로도 부진했다. 지난 7일 발표한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전년동기대비 5.24% ↑), 8조3000억원(전년동기대비 6.11% ↓)을 기록했다.

어닝쇼크 덕분일까.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9일 1.24% 급락하며 127만50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9일 기준으로 16.12%. 코스피가 새해 들어 3.24%나 떨어진 것은 같은 기간 7.07% 하락한 삼성전자의 기여(?)를 빼놓고 설명하기는 힘들다.

◆ 불확실성 높아진 1월 시장 대응은?

연초부터 증권시장이 급락한 뒤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향후 대응은 어떻게 해야할까.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여러 펀더멘털 지표를 보며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현재 시장 자체가 시장 여건 자체가 반등을 이끌 글로벌 재료나, 국내 자체의 펀더멘털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의 투자전략은 ‘지키는 전략’이 되어야 한다”면서 “선진국 수요 확대로 인한 매출액 확대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원화 강세/금리 상승 등 매크로 변수에 따른 가격 훼손 우려가 덜한 섹터를 선별한 결과 반도체, 보험, 화학을 최선호주로, 조선, 운송, 은행을 차선호주로 꼽았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매크로(환율, 금리)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는 가격 훼손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섹터 사이클 회복 모멘텀이 강하게 전개되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리 상승 및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보험 또한 추세가 탄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기관련주에 속하는 화학은 최근 부진하나,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하는 태양광의 개별적 강세가 돋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