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하게 만든 원흉은 엔화 약세였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 것도 엔화 약세다.
사실 장기적인 엔화의 약세기조를 부정하기는 힘들다. 지난 1일에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언론을 통해 양적완화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환율의 변화에 있어서 방향성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속도다.
완만한 속도의 환율변화라면 같은 수준의 변화라 할지라도 경제나 기업이 내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므로 충격이 훨씬 덜하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엔화 약세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완만한 속도의 엔화 약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일본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국채 수익률과 물가연동 국채 수익률의 차이로 알아 볼 수 있는 일본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최근 1.7%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는 일본정부의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인 2%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을 감안할 경우 향후 BOJ가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다시 말해 강한 엔화 약세의 동인 중 하나인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엔화의 움직임은 속도 조절 과정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엔화 약세에 대한 베팅이 과하게 이루어졌다는 점 또한 엔화의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엔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견조하게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를 이끌고, 이로 인해 기업이익이 증가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구도 형성을 기대해볼 만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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