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파산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쌍용자동차가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한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2016년까지 현재의 두배 수준으로 생산·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놓았다.

쌍용차의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대대적인 지원 태세를 갖출 모양새다. 최근 인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과 만나 쌍용차의 투자계획을 외교적 차원에서 확인함으로써 이에 대한 공신력을 높였다.

대통령이 직접 의사를 전달하고, 마힌드라도 투자를 재차 약속한 만큼 쌍용차는 마치 ‘제2의 창사’를 맞이한 분위기다.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이 될 2014년을 '박력(朴力) 있게' 시작하게 된 쌍용차의 미래가 밝게 느껴진다.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마힌드라 엔진’ 드디어 본격 시동
지난달 17일 마힌드라 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접견 자리에서 쌍용차에 향후 4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날 "최근 쌍용차가 정상화 상태에 들어섰다"며 "마힌드라는 신제품 개발과 고용증대 등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쌍용차에 대한 투자는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고 한국차의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려 하는 것"이라며 "미국 진출도 구체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힌드라그룹이 약속한 1조원은 쌍용차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신차 4종의 개발비에 대부분 투입될 예정이다.


당장 신형 엔진 개발을 포함한 소형 CUV ‘X100’ 개발 프로젝트에 총 2958억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승인한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이 모델을 만드는 생산라인 신·증설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이 프로젝트는 쌍용차와 마힌드라그룹 계열사이자 인도 최대 범용차 생산업체인 M&M간의 최초의 공동합작품이 될 전망이다.

다만 1조원이라는 금액은 마힌드라그룹이 별도의 투자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쌍용차가 매년 창출하는 자금력으로 마련한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

1조원 지원과 더불어 쌍용차 입장에선 향후 전담 캐피탈사의 설립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마힌드라가 우리은행과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는 자동차할부금융 조인트벤처회사 설립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쌍용차는 전담 캐피탈사의 부재로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제약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마힌드라 회장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며, 쌍용차 관련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은행과 협력 MOU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파산위기 '옛말'…3년 만에 환골탈태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사격과 마힌드라의 ‘통 큰’ 결정에는 쌍용차 스스로의 혁신과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그룹이 1조원 기술 재투자를 확신할 수 있었던 데는 쌍용차의 수출 실적 및 생산·판매 기록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면서 “당장 미국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었고 마힌드라그룹과 힘을 합쳐 저탄소 파워트레인 및 전기자동차 개발 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회생절차 개시 및 장기간 파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쌍용차는 법정관리의 터널을 빠져나와 2011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 11년만에 최대 판매실적을 세웠다. 국내에서 34.1%, 해외에서 11.9%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인수 당시 지분 70% 확보를 위한 신주 4271억원과 회사채 954억원 등 총 5225억원의 인수 자금을 투자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제품개발 2958억원 등 5128억원을 추가로 쏟아부었으며, 지난해 2월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재무상태도 튼튼해졌다. 2009년 3463억원 적자에서 2011년 1128억원 적자로 소폭 상승하더니 2013년 3분기 기준 15억원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올초 시무식 자리에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자동차업계 최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6년 만에 2분기 연속 흑자를 실현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지난 한해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계속해서 유지할 경우 쌍용차는 매년 2000억~3000억원가량의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쌍용차는 재무 여건에 대한 긍정적 전망 속에 곧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954억원도 전액 상환하기로 했다. 이는 쌍용차 인수 당시 마힌드라그룹이 떠안았던 회사채 금액이다.


◆‘미개척지’ 미국땅 밟는다
쌍용차는 올해부터 미국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해외 진출에 앞서 사명과 브랜드를 교체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창사에 준하는 혁신이다.

이와 함께 쌍용차는 ‘Promise 2016’이라는 슬로건 아래 글로벌 판매 30만대, 매출 6조원 달성 등 총 7가지의 전략과제를 새롭게 제시했다. 올해 ▲확고한 턴어라운드 기반 구축 ▲2015년 새로운 모델 철저한 준비 ▲발전적 노사관계 유지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비한 내부 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확고한 토대를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쌍용차는 지난 4년간 경영정상화의 기반이 되어준 발전적 노사 관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추가 고용에도 속도를 낸다. 코란도C와 X100을 생산할 평택공장 조립 1라인을 1교대에서 2교대 체제로 전환하고 희망퇴직자들을 복직시킬 예정이다. 복직 규모와 시기 등을 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운영 중이다. ‘마힌드라 효과’가 비로소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이사는 “지난해 노사관계의 획기적인 이정표를 제시한 무급휴직자 복직 및 주야 2교대 근무 재개에 이어 올해 말에는 신차 생산을 위한 추가인력 충원이 예정돼 있다”며 “경쟁력 제고와 고용안정을 동시에 가능케 하는 노사관계 발전은 물론 통상임금 등 노사현안에 대해서도 상생과 협력의 틀 안에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