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방침에 38개 공기업 노조가 정면으로 반기를 들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정부는 "파티는 끝났다"고 선언한 뒤 강하게 공기업을 몰아붙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공공부문 개혁부터 시작해 나갈 것"이라며 공기업 개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공공기관의 부채는 국가부채보다 많아 일부 공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자체의 방만·편법 경영이 심각한 문제라는 게 박 대통령의 지적이다.

박 대통령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대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공기업들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줄줄이 반려하고 경영진에게 해임을 각오하라는 최후통첩까지 내리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업계전문가는 "철도노조 파업이 실패로 끝난 이후여서 타이밍은 기가 막히지만 과도한 압박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면서 "자칫 '제2의 철도파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공기업 노조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1월23일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공동선언대회를 개최, 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일체의 개별노사교섭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공대위에는 정부가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한 38개 공기업·공공기관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부채 원인을 과잉복지와 방만경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원인은 정부 재정사업을 공공기관에 전가하고 공공요금을 원가 인하로 책정한 정책의 실패라는 게 공대위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4대강사업 등 실패한 정책사업에 참여토록 해 공기업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힌 주범은 다름 아닌 정부"라면서 "이제와 모든 책임을 공기업에게 돌리려는 얄팍한 수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대강사업 등을 진두지휘한 국토부 핵심간부들은 전부 요직에 승진시켜 놓고 애꿎은 공기업 임원들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과연 누굴 먼저 잘라야 할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공기업의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공대위는 조만간 대국민 선전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알릴 방침이다. 이미 한국거래소 노조는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유지 결정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며 정부를 대상으로 법적절차를 강구하겠고 밝힌 상태다.

공기업 정상화 방침에 따른 노정갈등이 노동계와 정부의 소송전으로 번질 수도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