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층의 취업난을 두고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의 재취업은? 그야말로 코끼리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법적으로는 폐지됐다지만 나이와 성별제한에 대한 관행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서다.

우선 중장년층에게는 일자리 매칭부터가 쉽지 않다. 사무직에 종사하던 40~50대 구직자의 경우 눈높이가 높아 연봉은 물론 직급, 업무 등을 맞추기가 까다롭다. 하지만 그에 맞는 일자리는 희박해 구직자는 좌절감만 안기 쉽다.

수많은 커리어 컨설턴트들이 "중장년층 재취업의 관건은 눈높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4050세대는 다달이 지출되는 대출이자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높은 급여를 기대하지만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영숙 일자리플러스센터 팀장은 "중장년층의 재취업에 특별한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일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각계의 취업전문가 3명을 만나 4050세대가 취업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 취업시장 잘 파악해야
40~50대 중장년층이 재취업을 시도할 때 극복해야 할 점은 좌절감이다. 이전 직장의 경력을 그대로 살리더라도 조촐한 대우와 급여를 받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자리마저도 흔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전에 근무하던 일과 180도 달라진 업무가 주어지는 경우도 많다. 사무직에 종사하던 퇴직자에게 할당되는 업무가 경비, 주차관리요원 등 시설관리직이거나 단순업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영숙 팀장은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을 제안하느냐'며 오히려 성을 내고 가는 분들이 많다"며 "직장생활을 수십년 했더라도 전문직 종사자가 아닌 이상 남들과 차별화된 기술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제안해주는 업무는 한정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취업시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직시기에는 가족의 도움과 격려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이 시기에는 높은 취업문에 좌절감을 갖기 쉽고 심지어 가족과의 단절을 경험하기도 한다"며 "가족이 느긋하게 기다리며 격려해주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매칭하고 어필하라
중장년의 취업도 과녁 맞추기와 같다. 제대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짜야 한다. 그저 '괜찮은 일'만 찾으려다가는 벽에 부딪히기 쉽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근로조건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최 팀장은 "IAP(Individual Action Plan: 개인행동계획)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6개월 등으로 행동 계획을 짜서 이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목표를 수립했는지 여부에 따라 취업 성패가 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퇴직하면서 자신의 이력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인생 전반기를 함께한 회사에서 자신이 어떤 업무를 해왔는지, 어떤 업무에 강점을 보였는지, 또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는 "취업시장에서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먼저 파악한 후에 자신이 그에 맞는 인재임을 어필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3~5년 사이의 업무 경험과 성과를 이력서와 경력기술서에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의 조직능력 노하우나 업무경험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구직자가 대기업 종사자였다면 이런 회사에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려야 승산이 있다. 중소기업이 받아들일 만한 적당한 연봉을 제시하고, 일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다면 재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에 대한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개념의 정규직 업무가 아니더라도 파트타임이나 계약직도 염두에 둬야 한다. 최 팀장은 "하루에 단 몇시간밖에 일하지 못해 수입이 크게 줄더라도 당장은 경력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 시기를 업무기술을 쌓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약한 연결고리를 이용하라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는 <약한 연결의 힘>이라는 논문에서 보스턴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됐는지 조사했다. 그는 아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고 답한 이들 중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해준 사람과 얼마나 자주 만나는 사이인지를 물었다. 응답자 가운데 16%가 자주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일자리를 소개받았다고 응답했고, 절반이 넘는 사람들(55%)은 가끔씩 만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27%의 사람들은 드물게 만나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고 답했다. 다시 말해 일자리를 소개해준 사람이 대부분 '약한 연결'(weak ties)이었던 셈이다.

박창욱 대표는 "이러한 약한 연결고리는 평소 인맥관리를 통해서 만들 수 있다"며 "평상시 직장생활하면서 대외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으면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집에서 인터넷만 뒤져보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조언했다.

◆ 지속적인 자기계발 필수

재취업을 하더라도 자신의 적성을 살려서 이직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럴 경우 비전문적인 일을 하게 되고 일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지기 쉽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4050세대는 IT기술이나 정보습득 능력 등 여러 업무역량이 부하직원보다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며 "100세 시대에 맞게 오랫동안 현업에서 근무하려면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고용지원센터나 중장년일자리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직업교육에 관심을 가지며 다시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최영숙 팀장 역시 "퇴직 전 회사에서 퇴직자를 위한 선행교육을 실시해줄 필요가 있고 직원에게는 이러한 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지만 이를 등한시하는 기업이 많다"며 "퇴직자 스스로가 고용지원센터 등의 국가기관에 의뢰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는 각 지자체 별로 멘토 프로그램을 개발해 구직자에게 필요한 교육부터 이력서 작성, 면접과 실제 취업까지 돕고 있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