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열심히 뛰어서 그룹의 재도약을 이끄는 것이 채권단과 임직원, 사회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68)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졸업과 함께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월11일 법원의 회생절차 종결 결정 직후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영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윤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당시 채권단의 반대와 악화된 여론에 밀려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이후 그룹이 회생절차 궤도에 오르면서 매일 웅진홀딩스 본사로 출근, 그룹 경영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한때 배임혐의와 부도덕한 기업어음 발행으로 인해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그럴수록 본인이 더욱 경영에 복귀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출판사 외판원으로 시작해 재계 30위권의 웅진을 일군 샐러리맨의 대표적인 신화, 윤석금 회장. 그의 2014년판 '부활 노래'가 과연 웅진홀딩스의 회생절차 개시 1년4개월 만에 재계에 쩡쩡 울려퍼질 수 있을까.
◆ 재무구조 안정화로 재기 발판 마련 법원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윤 회장의 적극적인 채무변제 노력 때문이다. 윤 회장은 사재를 출연하는 한편 알짜로 꼽히는 웅진코웨이·웅진식품을 발빠르게 매각했다. 각각 MBK파트너스와 함앤컴퍼니에 매각했는데 당초 회생계획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을 진행해 기업회생의 불씨를 당겼다. 웅진케미칼도 약 4300억원에 도레이첨단소재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노력 끝에 웅진그룹은 총 부채 1조5002억원 중 1조1769억원(약 78%)을 이미 갚은 상태다. 담보채권은 100% 현금변제하고 무담보 채권은 70%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출자전환해 주식으로 교부했다.
웅진홀딩스는 올 상반기에 1767억 원을 갚을 예정으로 잔여 채무액은 1466억원만 남게 된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웅진케미칼을 매각한 잔금으로 회생계획안에 따라 남은 채무를 변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남은 계열사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빚 청산 과정에서 14개였던 웅진의 계열사는 8개로 줄어들었다. 웅진케미칼의 매각절차만 완료되면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웅진씽크빅, 북센(도서물류), 웅진에너지, OPMS, 렉스필드(골프장), 웅진플레이도시, 제주도 오션스위츠만이 남는다. 식음료, 정수기사업, 건설까지 손을 댔던 법정관리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초라한 외형이다.
달라진 규모 만큼이나 매출 볼륨 역시 조금 떨어졌다. 2012년 8조9000억원에 달했던 그룹의 총자산은 5조7000억원으로 감소했고, 3조원이던 매출 역시 1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수익성과 재무 안전성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12년 1770억원에 육박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29억원(영업이익률 12.6%) 영업흑자로 전환됐다. 부채비율도 174%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 출판교육-태양광 사업으로 재기 노린다
윤석금 회장은 이제 기업의 모태인 교육·출판사업을 비롯해 레저·태양광사업으로 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지만 아무래도 위기가 계속되는 만큼 원래 잘하던 교육·출판 사업으로 안정적인 경영 정책을 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출판시장에서 웅진씽크빅의 콘텐츠보유량이 국내 1위인 점을 감안할 때 웅진이 향후 e북 등 새로운 시장에 적극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렸다. 결국 웅진씽크빅을 통해 현금이 확보되면 추후에 신사업을 펼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수익이 꾸준한 웅진싱크빅은 학습지와 전집출판, 공부방 등 기존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동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학습지 시장이 지난해까지 감소추세였지만 올해 황금돼지띠가 입학함에 따라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웅진그룹 역시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정상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출판업과 함께 윤 회장은 다시 한번 태양광산업에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양광 시황은 점차 회복세를 띠며 웅진그룹의 핵심 태양광 사업 계열사인 웅진에너지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재료인 단결정 시장 세계 1위인 웅진에너지는 신기술 개발로 기술 우위를 지켜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유럽, 일본 등 판매처 확대 등으로 매출 증대가 예상되고 제조원가의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웅진에너지는 올해 매출액 2043억원, 영업이익 21억원으로 흑자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윤 회장은 변제능력이 없는데도 1000억원대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계열사를 불법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다. 회사 측은 "CP를 추가발행한 것이 아니라 만기된 차환을 연장했을 뿐"이라며 "불완전 판매의혹도 없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나 다른 사기성 CP발행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다.
'사기성 어음 발행'이라는 오명을 씻고 샐러리맨의 신화를 계속 써내려갈지 재계는 복귀를 앞둔 윤 회장을 주시하고 있다.
프로필☞ 1945년생 / 건국대학교 경제학/ 한국브리태니커 사업국 상무 / 웅진그룹 회장 / 웅진닷컴 대표이사 회장/ 웅진씽크빅 대표이사 회장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