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해외명품 할인행사가 열린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명품 할인행사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발길을 재촉하면서 빚어진 풍경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 두 백화점 매장은 영업시간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롯데백화점은 행사가 진행된 2월6일부터 9일까지 전년 대비 30% 정도 높은 70억원의 매출 올리며 짭짤한 재미를 봤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2월6일부터 9일까지 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개했다. 전년 대비 같은 기간보다 7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2월13일부터 16일까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백화점 3사의 매출 상승은 물량이 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풀려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확률은 낮다. 해외명품 할인행사가 백화점 주요 수익원이긴 하지만 제 몫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같은 관측은 백화점업계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 때문에 쌓여 있는 재고 물량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방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가 바뀔 때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는 데 재고가 매년 쌓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해외명품 할인행사의 실상은 ‘재고떨이’인 셈”이라고 속사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백화점 3사는 설 대목이 끝나자마자 쌓여 있던 물량을 쏟아냈다. 한시라도 빨리 ‘재고처리’에 나서겠다는 계산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600억원 물량을 내놨다.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3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5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다.
겉은 그럴싸하게 포장돼있지만 속사정은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격이다. 이번에는 지난해보다 높은 성적을 거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재고처리’라는 사연이 담겨 있다. 더구나 백화점들의 해외명품 할인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백화점 눈물의 할인행사는 부산에서도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17일부터 3월2일까지 부산점에서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도 같은 기간 해외패션대전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해외유명브랜드대전을 이어갔다. 특히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지난해보다 많은 500억원, 180억원 규모의 물량을 쏟아냈다. 인산인해를 이룬 명품매장을 눈물겹게 지켜봐야 하는 백화점업계의 현실이 애처롭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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