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경기에 선행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주식을 '경제의 거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큰 경기의 흐름뿐만 아니라 업종의 흐름, 산업 테마의 흐름에서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건설주가 상승추세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직 건설경기가 호황이 아닐 때라면 점차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견할 수 있으며, 이미 호황국면이라면 좀 더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김대중 정권 때는 인터넷시대가 열리는 초창기부터 관련 주식이 집단으로 크게 올랐다. 당시 거품논쟁이 생길 정도로 주가상승폭이 컸는데 이후 국가경제시스템은 결국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로 진화했다. 새로운 일자리도 급속도로 늘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테마를 보는 것은 투자수익률을 높이겠다는 목적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의 큰 흐름을 전망하는 데도 의미를 지닌다. 전체 경기나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뿐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문제에도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부동산 및 주택경기 침체시기에는 부동산 대출이 많은 금융주와 주택건설 비중이 높은 건설주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또한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면서 이해득실에 따라 제약주 등 주가가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남북문제가 악화될 경우 군수산업에 연관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노인층이 늘어나면서 의료기기와 임플란트 등과 관련된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을 보면 주식시장이 사회학적인 관점에서도 연관성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북한 문제처럼 단기적인 영향만 가져오는 것은 주가 움직임도 단기에 그치지만, 고령화 문제처럼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주가 움직임도 오래 지속되면서 높은 수익률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기적인 큰 흐름은 처음에는 일부 종목에서 나타났다가 점차 다른 종목들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처음 일부 종목의 움직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단기흐름으로 스쳐 지나가지만, 결국에는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 대거 출현하게 된다.

 
/사진 제공=LG하우시스


◆건자재주가 부각되는 이유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큰 테마의 흐름 중 건자재주의 흐름을 빼놓을 수 없다. 건자재주의 강세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해 4월5일 국토교통부에서 주택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다. 
 

주택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같은달 24일 공표됐다. 입법예고기간(2013년 12월24일~2014년 2월3일)을 거쳐 올해 4월25일부터 15층 이상의 공동주택은 최대 3개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까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진다. 또 입주자들이 지켜야 할 층간소음 저감규정 신설, 외부 회계감사 의무화 및 비리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아파트관리제도가 개선돼 입주자 간 분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리모델링에 대한 내용이다. 안전 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수직증축이 허용되고 세대수 증가 범위가 10%에서 15%로 늘어나며 리모델링 사업비 부담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주택시장 거래의 침체에 영향을 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지난 1월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0년 만에 폐지됐다. 과거 집값 급등기에 도입된 징벌적 규제가 폐지됨에 따라 주택거래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양도세 중과세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다주택자들이 거래에 나설 경우 양질의 주택매물이 늘어나고 만성적으로 이어지던 전세난 해소에도 일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도세 중과 폐지는 한국의 주택정책이 대량공급에서 주거복지 향상으로 이동하는 방향성을 나타낸다. 대량공급에 의한 최대 수혜는 건설회사지만 주거복지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부동산시장 회복은 건자재주가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입게 된다.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 수혜  
 

현재 수출주도형 기업들은 대외경쟁력 향상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돈을 잘 벌지만, 내수의존도가 높은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시장이 침체된 이유는 부동산시장이 불황을 겪으며 주택거래가 줄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내수활성화정책을 내놓았는데 수혜 테마에는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주택시장 정상화도 포함돼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국가의 경기가 좋아진 배경으로 부동산시장의 회복과 그로 인해 소비심리가 살아난 점을 들 수 있다. 즉 '부의 효과'인 셈이다. 부의 효과는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소비도 증가하는 현상으로 '자산효과'로도 불린다. 
 

주택거래가 활발해지면 관련업계도 덩달아 살아난다. 실제 이사철이 되면 인테리어업체, 주방가구 및 실내가구업체, 이삿짐센터, 중개업소를 비롯해 장판·벽지·창호·페인트·욕실제품 등 각종 서비스업체, 생산업체 및 판매업체의 매출액이 늘어난다. 매출액 증가로 수입이 늘어나는 사람들은 다른 소비를 늘리면서 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확산된다. 물론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이 잘 된다면 일반 건설업도 회복된다. 
 

건설업은 어느 국가든 국가경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일자리의 주요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단순히 건설회사만이 아니라 건설 시 필요한 원자재와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도 덩달아 좋아지며 금융권은 대출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수익이 늘어난다. 때문에 정부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고민하고 정책을 내놓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시장 정상화가 부동산가격, 토지가격, 아파트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면 곤란하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서 진행되는 인플레이션과 연동하는 범위 내에서 시장이 움직여야 한다. 부동산 및 주택이 장기적으로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 상승률보다 우위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거품' 없이 적절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올해 4월부터 리모델링 수직증축법안이 시행되면 주식시장에서 건자재주에 대한 관심은 오래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활성화 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매매심리가 확대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책 수혜의 날개를 달고 건자재주가 고공행진하는 모습이 부담되긴 하지만, 관련종목들이 확산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기성 테마는 아니다. 
 

이런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대한 투자를 모색해볼 만하다.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이라도 하락조정을 받게 되면 조정 이후 재상승을 겨냥하는 투자를 할 수도 있다. 신고가를 낸 종목이 조정 후 다시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테마주 내에서도 기초체력(펀더멘털) 측면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볼 수도 있고, 향후 실적이 좋아질 종목의 경우 주가에 선반영된다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 최근 르네코처럼 펀더멘털은 약하지만 소형주로서 급등한 종목이 나타나듯, 전업투자가들이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에 적합한 멍석도 깔리는 법이다.

 


◆우량·실적개선 종목 투자해야 
 

주식시장에서 건자재주 테마에 들어가는 종목은 상당히 많다. 생산하거나 취급하는 제품이 건자재에 연관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해당되기 때문이다. 기존 업종 분류에서는 종이, 목재, 화학, 비금속광물, 철강, 금속, 유통, 건설 등에 걸쳐 널리 분포돼 있다. 
 

올초 이후 <표>에 수록된 건자재주의 주가를 지난해 4월5일부터 연말까지와 비교해보면 건자재주가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자리매김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월5일부터 연말까지 코스피는 4.36% 오르고 코스닥은 1.82% 내리는 동안 건자재주는 평균 32.3% 상승했다. 반면 올 연초부터 3월7일까지 코스피는 8.68% 하락하고 코스닥은 8.75% 상승했는데, 건자재주는 평균 36.4%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표>에 수록된 모든 건자재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오름세가 지난해보다 더욱 확산됐다. 
 

이들 종목 중에는 KCC, LG하우시스, 한샘 등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초대형종목부터 시가총액이 수백억원에 불과한 소형주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어 기관, 외국인, 큰손부터 개미투자자까지 모든 투자자가 투자하기 적합한 테마가 됐다. 
 

또한 이 종목 중에는 단기급등으로 거품이 심하거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종목도 있으므로 우량하고 올해 실적이 개선된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건자재주에 해당하지만 <표>에 수록되지 않은 새로운 종목을 발굴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