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벽 매장에서는 약 80만원짜리 휴대폰을 사는데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되기도 했다. 다음날 같은 모델의 스마트폰에서 보조금 100만원이 쏙 빠졌고 '대박'을 피해간 고객은 '호갱'이 됐다.
시간과 장소별로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해 '대박 고객'과 '호갱'을 양산하는 곳. 현재 국내 통신 시장의 자화상이다.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가 이통3사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지만 그 효과가 또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해 7월 KT가 과다 보조금 제공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당한지 7개월 만에 대란이 터졌기 때문. 7개월 후 또다시 보조금 폭탄이 쏟아지지 않겠냐는 기대감마저 감돈다.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머니위크>는 통신시장을 들썩이게 한 '보조금 대란'의 전말을 살펴보고 영업정지 철퇴를 맞은 통신시장,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봤다. 영업정지에 따른 여파를 짚어보고 예측불허 보조금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현 시장에 필요한 대안을 모색해봤다.
211, 226, 228, 304. 스마트폰을 싸게 사는 데 관심있는 소비자들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그 뒤에 붙는 '대란'이라는 단어와 함께 통신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바로 그 숫자들이다. 지난해 7월에 이어 또다시 영업정지 사태를 불러온 '보조금 대란'의 전말을 짚어본다.
◆211부터 304까지… 포털 이슈 도배
시작은 '211 대란'이었다. 지난 2월11일 새벽 유명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가의 스마트폰이 공짜 매물로 올라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마트폰 '구매 대란'이 일어났다.
이날 스마트폰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KT로 번호이동 시 아이폰5S를 할부원금 10만원에 구매할 수 있고, 갤럭시 노트3는 할부원금 15만원(69요금제, 3개월 유지 필수, 부가서비스·가입비·유심비 있음)에 살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동대문 등 일부 판매점 앞에는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대기줄이 새벽부터 늘어섰다.
지난해 12월 방통위가 차별적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이통 3사에 부과한 1064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비웃는 상황이었다.
두번째 대란은 방통위가 '211 대란'을 야기한 이통 3사를 제재해줄 것을 미래부에 요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터졌다. 번호이동 고객에게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재된 것. 바로 '226 대란'이다.
지난 2월 26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번호이동 시 8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적용돼 아이폰5S가 3만원, 갤럭시S4가 12만원에 팔렸다. '226 대란'으로 약 8만건의 번호이동(알뜰폰 제외)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11 대란'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3월로 예고되고 보조금 제재를 강화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이통 3사가 미리 가입자를 확보하려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갤럭시S4LTE-A와 G2가 각각 12만원, 베가 시크릿업과 베가 아이언 등이 각각 3만원에 판매된 '228 대란'이 이어졌다. 실제 보조금 지급 없이 해프닝으로 끝난 '304 대란'도 있었다.
◆보조금 대란, 최후 승자는?
'5(SKT) 대 3(KT) 대 2(LG유플러스)'로 굳어진 시장점유율을 유지한 채 포화상태가 된 국내 통신환경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업자에게 보조금은 가입자 유치경쟁의 확실한 무기가 됐다.
단 1%의 점유율도 내주지 않으려는 SKT와 LTE 기술을 발판으로 판세 역전을 꾀하는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 이 둘 사이에 끼인 KT. 이 중 어느 한 곳이 파격적인 보조금을 내세우면 나머지도 가입자를 뺏기지 않으려 더 많은 보조금을 푸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란'의 득은 일반 소비자에게로 돌아간 것일까. 판매자들의 대답은 'NO'다. 을지로 소재 SKT 직영점 직원은 "동대문 대란 때 새벽부터 줄섰던 사람들 대부분은 판매자이고 나머지는 대학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제품을 사간 판매점 관계자들이 대란의 '승자'"라고 말했다.
용산에 위치한 한 판매점주는 "일반 소비자가 '대란'의 득을 보기란 쉽지 않다"며 "판매자 등 업계 관계자와 그들의 지인들이 정보를 알고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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