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을 무기로 급성장한 소셜커머스업계의 성적이 감사보고서 형식으로 공개된 가운데, 업계를 향한 쓴소리가 빗발친다.
사업 개시 4년차에 총거래액 3조원시장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소셜커머스업계.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업계는 깊은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가 발표한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각각 708억원, 360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1149억원과 7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 240% 증가했지만 순익면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온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소셜커머스 산업 자체가 조로(早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한 관계로 올해 실적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쿠팡 역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시장 규모는 커졌으나 적자에 허덕이는 소셜머커스시장을 보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선을 보낸다.
한 오픈마켓 종사자는 “소셜커머스업계는 해당 시장에서 1위를 하는 업체만 살아남는다는 이상한 논리를 갖고 있다”며 “지금은 업계가 서로 커야 하는 시기인데 공허한 1위 싸움에 에너지를 쏟다보니 마케팅 과열 현상이 벌어졌고 이것이 적자행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이 1등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도 뒤로한 채,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는 식의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승기·이서진을 내세워 2년 만에 지상파 광고를 집행한 위메프는 광고선전비에 286억원, 판매촉진비에 343억원 등 총 629억원을 지출해 총 매출의 80%를 마케팅에 쏟아부었다.
특히 이 회사는 광고집행과 함께 지난해 100억원 이상(업계 추산)을 투입해 결제금액의 50%를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블랙 프라이스'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는 30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고객 사은행사를 전개했다. 이를 통해 방문자수로 티몬과 쿠팡을 추월하는 ‘단맛’을 보긴 했지만 반대급부로 적자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미쓰에이 멤버 수지를 전격 기용해 지상파 광고 등을 집행한 티몬의 경우, 지난해 광고선전비용으로 172억여원을 지출했다. 판매촉진비는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46억3000만원이다.
다만, 티몬의 경우 주식보상비용 640억원을 빼면 실제 적자는 약 67억원 수준이다. 주식보상비용은 2011년 9월 리빙소셜과 합병 과정에서 생긴 비용으로, 당시 주주들에게 티켓몬스터 주식을 취득하는 대가로 리빙소셜의 주식을 부여하면서 발생한 회계상 비용이다.
티몬 관계자는 “이 비용은 회계상 동일한 금액이 기타 자본 잉여금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현금 유출이 전혀 없는 장부상의 비용일 뿐이며 실질적인 적자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67억원도 분명 적은 금액은 아니다. 이에 대해 티몬 측은 아마존 얘기를 꺼내며 합리화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세계 최고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은 1995년 7월에 사업을 시작했고 첫 당기순이익을 낸 때는 2001년 4분기로 6년이 걸렸다”며 “이때까지 누적적자만 약 3조640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아마존은 1년 매출이 480억달러, 순익이 6억3100만달러(2011년 기준)로 시가총액 100조원짜리 회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판매자 “내 돈, 받을 순 있는 거니?”
양사의 적자 소식에 불안감이 커지는 건 판매자들이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물건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는 최영우(가명)씨는 “소셜커머스는 판매일로부터 며칠이 지나면 자동으로 판매대금이 판매자에게 넘어오는 구조가 아니다”며 “몇차례에 걸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고, 그것도 물건을 다 팔면 나머지 대금을 주겠다는 식으로 지급을 미루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실적 발표로 소셜커머스가 적자폭은 커지고 현금도 넉넉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렇게 되면 판매자로서는 판매대금이 지연될 가능성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판매자는 "미지급금을 못받거나 못 받을까봐 불안해지면 판매자로서는 소셜커머스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고 이러한 불만이 소비자 반품 처리나 AS 소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양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판매자에게 지급해야할 돈이 티몬은 약 950억원, 위메프는 약 1300억원이며, 양사가 쥔 현금은 각각 301억, 430억원이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티몬 월 거래액이 1000억원 이상으로, 한 달에 돌아가는 돈이 1300억원 정도는 된다”며 “이 점을 감안하면 판매자에게 줘야하는 금액 950억원은 회사 규모상 큰 돈이 아니며, 한달 이내에 지급해야 하는 돈이라 장기적인 빚으로도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픈마켓인 G마켓은 사업 시작 후 3년 만인 지난 2005년 흑자 전환했다. 옥션의 흑자전환 시점은 서비스 유료화 이후 3년 만인 2002년이다. 옥션의 경우 2002년부터 금감원 지침에 따라 거래금액 아닌 수수료 매출로 매출을 잡기 시작해 2000년, 2001년은 거래금액으로 매출이 표기돼 있다.
사업 7년차인 11번가의 경우, 흑자전환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11번가가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몇년 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