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을 충격과 경악, 우울증으로 빠뜨린 세월호 침몰 사건은 학부모들의 가슴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인재人災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호를 운영하던 청해진해운의 내부 사정이 드러나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게도 시사하는 교훈이 적지 않다.


청해진해운의 경영 행태는 한 마디로 ‘어떻게 하면 사회의 공적公敵이 되어서 회사를 망하게 하는 가’를 보여주는 부실덩어리 경영 그 자체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세월호 침몰에서 배우는 실패하지 않는 경영비법을 알아본다.

1. 기업의 사명을 지켜라
기업의 사명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존재이유보다는 이윤에 더 집착한다. 선박회사는 사람이나 화물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게 존재 이유이고 가장 큰 위험은 인명사고다.


아무리 이윤 추구가 중요해도 존재이유를 훼손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청해진해운은 이윤 추구를 위해 무리하게 증축을 하고 안전교육을 소홀히 하는 등 기업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다.

2. CEO의 철학이 중요하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지면서 배와 승객을 버리고 자기들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물론 그들은 외신에서 보도한 대로 해양역사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을 했다.


그런데 그들 위에 누가 있는가? 바로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경영자가 있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투입한 비정규직 대체 선장에게 과연 배와 운명을 함께하는 명예를 기대할 수 있을까.


배가 자주 기우뚱거려 안전에 위험을 느끼고 회사를 그만둔 후 입사한지 얼마 안된 직원들에게 얼마나 사명감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직업윤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고 그 가치를 정하는 회사의 선장이 바로 CEO이다.


만일 배를 버리고 도망친 선원들에게 기업의 사명과 직업 윤리를 강조하는 CEO와 기업문화가 있었더라면 그들은 결코 배를 버리고 도망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3. 전문성과 전통의 중요성
가문에서 뼈대를 따지듯이 기업에도 뼈대가 중요하다는 걸 세월호 사건은 보여준다. 세월호는 기존의 선박회사와 달랐다. 해운 운송 분야의 전문기업이 아니었다. 청해진의 모회사는 운송분야의 전문기업이 아니었다.


일반적인 선박회사와 달리 경영자도 해당 분야 전문가가 거의 없었고 임원들 역시 은행 출신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온 사람들이다.


만일 선박전문회사였더라면 안전과 여객선을 운영하는 회사의 사명에 그렇게 무심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과거의 행적을 봐야 하고 기업을 볼 때도 과거의 행적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역사와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주체들은 쉽사리 허튼 행동을 하지 않는다.


특히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주체라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의 업에 대한 전문성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불법과 비리는 전문성이 없을수록 전문성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 행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4. 직원 교육의 중요성
청해진해운이 지난 해 직원교육에 지출한 비용은 50여만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 개인이 자기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교육비만도 못한 금액이다. 한 마디로 교육 시스템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직업 윤리나 사명감, 해당 업무에 종사하면서 꼭 알아야 할 안전에 대한 필수 교육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직원이라는 존재가 회사를 살리는 능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시키는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아가는 회사의 도구로 여겨졌던 것이다.


기업은 조직원이 만들어가는 것인데 그 조직의 사명을 배우고 마음에 되새기는 직원이 없다면 그 회사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고 그런 회사에 대해서 고객들이 기대할 것도 없어진다.


돌아오는 건 세월호 침몰과 같은 대형 사고다. 악덕한 기업 덕분에 세월호 승객들은 돈을 지불하고 단체로 죽으러 간 셈이 됐다.


직원 교육은 뒷전이었지만 접대비는 펑펑 쓴 것으로 나타났다. 모럴 해저드 기업의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마인드 교육에 대한 소홀함이다.

5. 벽장 속 죽은 매뉴얼
청해진해운에도 매뉴얼이 있었다.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는 매뉴얼이었다. 대체로 매뉴얼들은 업무를 하는 바른 방법과 원칙을 기록한다.


하지만 원칙은 원칙일 뿐 잘못된 편법들을 일상적으로 되풀이했고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그런 편법의 무서움을 깨달을 수 없었다.


기업이 망하고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만 올바른 방법으로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회사라면 망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


매뉴얼대로 하지 않은 것은 청해진해운만의 일이 아니다. 진도해상관제센터도 세월호가 권역 내에 들어와 항로를 이탈해 비정상적인 항적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나타났는데도 이를 경고하거나 세월호와 송수신을 하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결국 구조 요청이 들어와서야 사고를 인지했다. 이는 근무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며 이런 식으로 사고나 나기 전에는 대충 대충 근무하는 무사 안일한 태도는 과연 청해진해운이나 진도관제센터만 근무자들만의 문제일까를 생각해본다.


우리 주변에서 그렇게 매뉴얼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대충 대충 일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지 않은가.

6. 잦은 이직, 직원들이 회사를 버리다
지난해 말과 사고가 터진 몇 개월 후의 직원 명부를 대조해보니 지난해 말에 근무했던 대다수의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둔 걸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 대다수가 새로 입사한 사람들인 셈이다. 오죽하면 직원들이 회사를 버리고 떠나겠는가. 좋은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를 버리지 않는다. 잦은 이직은 좋은 회사가 아니라는 걸 반증하는 가장 좋은 증거다.


따라서 좋은 회사가 아닌데 성공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7. 조직원들의 비겁함
사고가 나기 전에도 이미 이상 징후가 발생했고 안전에 대한 불안함으로 회사를 떠난 세월호 직원이 많았다. 그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원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회사를 떠났을 정도면 이미 대형 사고는 예고돼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떠난 직원 중 누구도 본인 혼자 회사를 떠났지 대형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서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 나찌가 유태인을 잔혹하게 학살할 때 수 많은 독일인들이 직접 유태인을 학살하지는 않았지만 방조자였다. 그런 방조자들이 있었기에 잔학한 행위가 자행될 수 있었다.


누군가 용기 있게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운동을 미리 펼쳤더라면 이런 대형사고를 미리 막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단원고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도 여러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세월호를 이용해 수학여행을 했을 것이고, 그 때마다 배는 기우뚱거리다가 결국 단원고 학생들이 승선했을 때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만 것이다.


일반 기업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경영자가 횡령을 하는데 자리보전에만 신경을 쓰는 직원들, 옆에 있는 직원이 근무를 태만히 하는데도 관계를 껄끄럽게 하지 않기 위해 못 본체하는 경우, 같은 동료가 보기에도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데도 싫은 소리를 하기 싫어서 못 본체하는 경우 등. 수많은 조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태만과 비겁함, 원칙을 벗어나는 행동 등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있다.

8. 하인리히법칙
하인리히 법칙이란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산업재해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밝힌 것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은 있었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밝혀냈다.


때문에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시정하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 안전불감증과 종사자들의 비겁함과 나태함, 무사안일주의가 그런 징후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업이 실패하기 전에는 크고 작은 전주증상들이 무수히 많이 발생할 것이고 이를 무시하고 개선하지 못할 경우 기업은 결국 망하고 말 것이다.

9. 정기적인 위기 점검
탁월한 행동을 해야 탁월한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은 탁월하지 않은 일상적인 근무 관행을 반복하고 있고 이 것이 그저 그런 기업 성과로 나타난다. 그런데 매일 반복되는 일상업무는 대형 사고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때문에 기업이 비록 탁월한 행동을 하지는 못할 지라도 대형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최소한의 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못된 업무 관행이 반복되다 보면 위험에 둔해지고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 하는 집단적 무관심이 발생하게 된다. 그 것이 세월호의 참사를 부른 것이다.


때문에 기업이 망하지 않으려면 주기적으로 위험과 위기를 되새기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치 전쟁이 나지 않았지만 민방위 훈련을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