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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가격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원화 강세로 원·유로 환율이 1년 사이 130원 가까이 떨어졌지만 루이비통, 샤넬 등 유명 명품 브랜드 가격은 여전히 고공비행 중이다. 이들 브랜드는 해마다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데, 비싸도 명품을 고집하는 한국인만 '봉'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순 1530원대였던 원·유로 환율은 최근 원화 강세에 힘입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13일에는 1398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원·유로 환율 1400원대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1월 11일 이후 처음 있는 일. 하지만 주로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수입되는 명품 가격은 오히려 더 치솟았다.


명품 ‘빅3’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앞다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루이비통은 3월 말 가방과 지갑 등 제품 가격을 최대 12%, 평균 7% 올렸고, 에르메스는 올 초 전체 가방 가격을 9~15% 인상했다.

샤넬 등 몇몇 브랜드들은 지난해 말 이미 가격을 올렸다. 페라가모, 프라다는 일부 제품 값을 최소 평균 5% 인상했고 샤넬은 40여개 제품 가격을 최대 20%까지 올린 바 있다.

당시 이들 회사는 원자재와 물류비 인상, 본사 출고가 조치 등을 언급하며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최근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인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환율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리는데다, 일시적 환율 변화로 명품 업체들이 가격을 하향조정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가격인상에 가장 적극적인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등은 오히려 올해 제품가격을 4~6% 추가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국 시장 특성상 명품 가격은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명품 가방에 대한 관세가 원산지 등에 따라 없어지거나 인하됐지만, 정작 한국에서 팔리는 명품 가방 가격은 내려가지 않았다.


명품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수입 명품브랜드가 유독 한국 고객에게 콧대를 높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비싸야 잘 팔린다는 수입 업체들의 전략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줄어든 매출액 일부를 고소득층으로부터 만회하겠다는 전략적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2011년 6월∼2012년 5월 루이비통·구찌·버버리·샤넬·프라다·에르메스 등의 360개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에도 가격인하 효과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초고가 명품 브랜드는 아무리 비싸도 가격 저항이 덜한 편”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은 업체가 정한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수입명품업체들이 이용해먹기 좋은 봉”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