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지난 5월23일부터 6월9일까지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력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명예퇴직 대상자는 2300여명으로 교보생명 전체 직원 약 4700명의 절반에 달한다.
교보생명은 과장급 이상이 일반직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력구조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그간 교보생명은 매년 말 입사 15년차와 20년차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40~50여명의 소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한화생명 역시 5년 만에 인력감축을 결정짓고 전직지원프로그램과 희망퇴직 등을 통해 300명을 감축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화생명 전체 직원 4700여명의 6.3% 수준이다. 삼성생명도 전직지원, 희망퇴직, 자회사 이동 등으로 1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감축에 착수했다.
이른바 생보업계 '빅3'가 앞 다퉈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의 경영상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서다. 생보업계는 현재 역마진이 지속돼 수익성에서 큰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지난해 말 국내 생보사의 보험료적립금 평균 부담금리는 5.2%로 나타났다. 반면 운용자산이익률은 4.5%를 기록해 0.7%포인트의 역마진율을 기록했다. 보험료적립금이란 향후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과 환급금 등에 대비한 보험사 부채성격의 책임준비금을 말한다.
문제는 이들 보험사가 현재 이율이 낮은 채권자산 위주로 자산을 운용함으로써 운용자산수익률 개선에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생보사의 일반계정에서 채권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집계됐다. 생보사의 채권비중은 지난 2004년 40%대였으나 2010년에는 50%를 넘어섰고 지금은 60%대를 향해가는 등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은 지난해 3월 말 6.9%로 7%대에 육박했지만 올해 2월 기준 5.2%까지 쪼그라들었다. 해외투자 역시 지난 2011년 이후 줄곧 5%에 묶여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생보사로서는 생존을 위한 대비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한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국내 생보사들이 대출자산을 줄이는 대신 안전자산인 채권의 투자비중을 늘림에 따라 수익률이 해마다 떨어진다"며 "따라서 장기적인 대비책으로 구조조정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대형생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중소형생보사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형생보사의 경우 인력구조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올 1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아 인력감축을 실시할 이유가 없어서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은 당분간 조직개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ING생명도 마찬가지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형생보사 구조조정의 주원인이 지난 2000년대 이전에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금리상품인 만큼 변액보험 등 변동이율상품을 주로 판매한 중소형생보사는 상대적으로 역마진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고 설명했다.
☞ '빅3' 구조조정, 비용절감효과는 얼마?
이번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빅3' 생보사가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생명이 자회사 분사와 계열사 전배를 포함해 1000여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한화생명이 300여명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한 데 이어 교보생명도 전체 인원 4700여명의 50%에 달하는 인력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은 각각 600억원과 500억원, 250억원의 연간 비용절감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4%대로 다시 하락해 생보사의 역마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환경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형생보사들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을 단순한 인력구조 개선으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생보사의 신계약 판매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며 "따라서 투자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저가 매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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