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노후대비는 더 이상 베이비부머나 중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모든 세대의 과제다. 생애주기에서 노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노후에 삶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주거의 선택은 행복한 노후생활의 기초가 된다. 이에 <머니위크>는 2014 연중기획시리즈 'I♥100세'를 통해 '할머니·할아버지가 멋있게 사는 집'을 다루고자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전원주택, 실버타운, 아파트 등 노후주거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주거공간을 꾸미는 데 도움을 주고, 노년에 맞는 주택 인테리어와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이 선택하면 좋은 지역, 주택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 등을 알아봤다.
 
#1 '전세 노마드족'인 정현민씨(46)는 내년 전세 만기를 앞두고 주택 구입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그동안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마흔 중반을 넘어서면서 '은퇴 후 내 집'에 대한 절실함이 커져서다. 그가 변심한 배경에는 주택연금도 한몫 했다. 정씨는 "주택을 구입해 은퇴 후 내 집에서 쭉 살면서 연금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가입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2 하우스푸어인 김모씨(59)는 만 60세가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은퇴 후 소득 없이 대출금 1억원에 대한 상환금만 매월 40만원 가까이 부담하는 처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을 내놔도 팔리지도 않는 데다 집을 팔고 전세로 가는 것도 두렵다"며 "내 집에서 평생토록 살면서 연금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가입이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 주택연금이 노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산의 부동산 편중 경향이 두드러지는 우리사회에서 집을 활용한 가장 안정적인 노후대책으로 주택연금이 꼽히고 있는 것이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주택연금 가입자 2만… 평생 월 평균 99만원 연금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10일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 수(누적)가 총 1만9773명에 이른다. 장상인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장은 "올 들어 월 평균 500여명의 신규 가입자가 등록되는 추세여서 6월 중 2만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실 주택연금이 도입된 2007년 무렵의 '성적표'는 무척 초라했다. 2007년의 신규 가입자 수는 515명, 2008년 695명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증가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2009년 1124명에서 2010년 2016명으로 두배 가까이 껑충 뛰더니 2011년 2936명, 2012년 5013명, 2013년 5296명으로 점점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주택연금은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제공한 다음 부부가 살아 있는 동안 연금을 받는 제도다. 흔히 '역모기지'(Reverse Mortgage)로도 불린다. 이처럼 주택연금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평생 동안 내 집에 계속 살면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 덕분이다.

장상인 부장은 "과거에는 주택을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집을 활용해 스스로 노후를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변하면서 주택연금 가입자가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의지하기엔 문화도 경제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것. '효' 의식은 물론 자녀의 경제능력이 미약한 경우가 많은 데다 평균수명이 늘어나 부양기간도 길어지고 있어서다.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도 주택연금 가입을 늘리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주택연금은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더라도 처음 정한 월지급금이 계속 지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 부장은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집값 상승분에 따른 이익은 가입자가 누리고, 집값이 떨어지면 손실은 주택금융공사가 떠안는 구조로 집값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없어 부동산 침체기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가입 당시 3억원으로 평가받은 주택이 5억원 수준으로 상승하면, 상승한 2억원은 자녀에게 상속된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떨어지는 경우 가입자가 받는 금액은 줄지 않고 부족한 금액은 주택금융공사가 메운다. 따라서 가진 재산은 집밖에 없는데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매매하려고 해도 팔리지 않고, 집값 하락이 예견되는 때에는 주택연금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가 만 60세를 넘어야 하고 집값도 9억원 이하여야 하며 부부가 1주택만을 소유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2주택자는 3년 내 미거주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내 집 맡기면 얼마 받을까?
주택연금 월 지급금은 주택가격 외에도 가입연령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만일 60세인 가입자가 2억원 주택을 담보로 연금에 가입하면 월 45만원을 수령하고, 3억원 주택을 맡기면 월 68만원을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다(6월 기준, 변동 가능). 가입연령이 높아지면 월 지급금액은 더 높아진다. 70세인 가입자가 2억원 주택을 맡기면 월 66만원, 3억원 주택을 담보로 하면 월 99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주택별 구체적인 금액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를 통해 조회가 가능하다. 부부의 연령과 주택가격을 입력하면 월 지급금액이 간단히 조회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총 가입자 1만9196명이 맡긴 주택의 평균가격은 2억7900만원, 월 평균수령액은 9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평균 가입연령은 72세다.
 
  "주택 다이어트 대신 주택공유 어때?"
 
자녀 분가 후 식구는 적은데 집만 덩그러니 크다면? 흔히 집의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정든 집을 떠나기 어렵다면 주택공유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현재 어르신과 대학생의 주거공유 프로그램인 '한지붕 세대 공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방이 남는 어르신과 방이 필요한 대학생을 연결해 한집 살림을 맺어주는 것. 어르신이 저렴한 가격으로 대학생에게 방을 임대하면 대학생은 어르신의 장보기나 스마트폰 사용 등 일상생활(1주일 3~5시간 정도)을 돕는 공동주거방식이다. 월세는 통상 20만~30만원 수준이다.

서울시 김정아 주무관은 "임대료는 시세의 절반 이하지만 정부가 신원보증해주는 대학생과 공동거주하는 조건이어서 먼저 시작한 어르신들이 경로당 등 주변에 추천해준다"고 전했다.
 
서대문구청 복지정책과 이윤주 주무관은 "본래 시작은 65세 이상 독거어르신이 대상이었지만 어르신 부부나 65세 미만 어르신도 참여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 임대 주택의 규모는 전용면적 61㎡ 이상으로, 학생이 사용 가능한 방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시작한 이래 현재 노원구, 광진구, 서대문구, 종로구 등에서 24가구(어르신), 29명(대학생)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당초에는 생활방식이 다른 어르신과 젊은 세대의 공동주거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치면서 긍정적인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정아 주무관은 "처음에는 낯선 이와의 동거에 어색해하지만 점점 정이 들면서 요청하지 않은 일을 돕는 등 친밀감을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현재는 서울시내 4개 자치구에서 시행 중인데 올해 안으로 전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