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백선아 MTN 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 하시죠.


애견인구 1000만 시대다. 평일에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대부분 노인 또는 아이거나 강아지와 함께 나온 이들이다. 강남에는 각 블록마다 하나씩 애견 관련 병원이나 숍 등이 있다. 심지어 애견용 수제간식만을 전문으로 파는 테이크아웃점도 있다. 바쁜 현대인 중 애견을 키우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 애완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얘기다.

'결과중시'·'빠름추구'사회로 향해 갈수록 정에 굶주린 사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도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애견·애묘인구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도 정신·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준다는 '애니멀 테라피' 효과가 널리 입증되기도 했다.


'성장하는 나라' 중국도 애견산업이 고성장하는 신흥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중국 애견시장은 연평균 약 1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1억마리 이상의 애완견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앞으로 애견시장 성장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급성장한 애견시장, 서비스업은 걸음마
과거 애견시장은 애완견의 의식주 해결을 위한 용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애견시장도 범위가 넓어졌다. 단순 용품에서 벗어나 미용·의료·호텔링 등 서비스 관련 분야까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또한 고급용품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애견전문브랜드는 마트나 일반 동물병원에서 판매되는 저가 브랜드부터 고급 숍에 납품되는 루이독, 러블리하우스, 보니앤독 등 하이엔드브랜드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성장을 거듭하는 애견용품시장에 비해 애견 관련 서비스업은 한발 뒤처진 듯하다. 애견인이 해외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애견을 맡길 곳을 찾게 되는데 마땅치가 않다. 동물병원마다 호텔링서비스가 있지만 막상 맡기면 케이지에 가둬놓을 뿐이다. 각종 애견 관련 사이트나 카페를 통해 강아지를 맡아줄 '애견시터'를 구해보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을 오랫동안 비워 호텔링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애견을 산책시켜주지 않기 때문에 그 점도 염려스럽다. 강아지는 혈기왕성해 매일 산책시키는 것이 좋다. 강아지와의 산책은 주인 건강에도 도움이 되므로 '도그 워킹'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미시건대학교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약 150분 이상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은 평균 35% 이상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애견과의 산책은 애견은 물론 주인의 건강도 챙기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애견을 키우는 현대인 중 대부분은 바쁜 사회생활로 애견과 산책하는 시간을 내기가 힘든 형편이다. 이때 독 워킹서비스가 절실해진다.

외국영화를 보면 생기 넘치는 젊은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촌동생이나 지인 등에게 용돈을 쥐어주며 도그 워킹을 부탁해 보지만 그도 쉽지 않다. 국내에도 이런 애견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도그 워킹 서비스가 하루빨리 등장하기를 바란다.

독 워킹이 하나의 사업분야로 형성된 것은 지난 1960년부터다. 짐 벅이라는 뉴요커가 처음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독 워킹을 사업화한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것이 당연히 가족이 해야 할 일로 여겼기 때문에 도그 워킹 서비스가 익숙지 않았다. 

하지만 뉴요커의 세대구성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점차 맞벌이가정과 1인가구가 늘면서 정기적으로 강아지와 놀아주거나 같이 산책을 하는 것이 버거워진 것이다. 결국 도그 워킹은 보편적인 산업의 단계로 진화된다. 애견의 우울증 치료 상담사까지 있는 선진국에서는 도그 워킹서비스 이용이 자연스런 흐름이다.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창업 아이템 고려할 만

우리보다 한참 앞선 미국 애견시장이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08∼2013년에 연평균 3.4%씩 성장, 지난해 기준 550억달러의 시장으로 커졌다(IBIS World Industry Report 기준). 그럼에도 오는 2018년까지 연 4%로 오히려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애완동물 관련시장 중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는 어디일까. 현재 가장 큰 시장은 사료시장과 의료시장이지만 보호자 교육이나 애완동물 교육 관련시장 등 애견서비스시장이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지역문화센터에서 애견교육 강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일부지역에서는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애견과 보호자가 같이 교육을 받으면서 사회성 훈련과정을 이수한다. 지역마다 애견의 출입가능 여부와 목줄의 의무착용 여부 등을 엄격히 구분하고 애완동물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이다.

현재 애견시장의 규모는 미국과 영국이 가장 크다. 하지만 한국이나 중국 쪽 시장이 무섭게 커지고 있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고 사회구조가 선진화되면서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도 애완동물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지만 도그 워킹이나 보호자·애견 교육시장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그래서 얼마나 벌까?" 도그 워킹의 경우 뉴욕에선 보통 시간당 20∼30달러 수준이다(참고로 현재 뉴욕주의 최소임금은 시간당 8달러다). 물론 라이선스 보유 여부나 숙련도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고 제세금 및 팁은 별도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애견사업의 92%가 종업원 4명 이하의 소규모로 운영된다. 물론 사회적응 훈련을 시키는 과정의 강사 수입은 이보다 훨씬 높지만 그만큼 전문적인 지식과 자격증이 필수다.

인구 100명당 애견 수를 보면 미국 21마리, 캐나다 14마리, 일본 10마리인 반면 한국은 불과 5마리, 중국은 2마리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우 관련 비즈니스의 기회가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하면 누구나 제일 먼저 치킨집이나 카페를 생각하는 것이 2014년 한국의 모습이다. 하지만 성장성이 기대되는 애견시장에서 창업이나 새로운 직업을 찾아보는 어떨까. 단, 동물을 사랑한다면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