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가장이 흔들리자 형제간의 우애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가장은 탈세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데 이어, 항암 치료까지 받는 등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가장의 세 형제들은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돈(?)을 둘러싼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바로 효성家의 이야기다.
◆ 가장이 흔들리자 시작된 ‘형제의 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항암 치료를 받는 와중에 탈세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그룹 승계자로 꼽히는 두 아들까지 수사와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자 그룹 안팎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는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과거 후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함에 따라 이른바 '효성가 형제의 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효성가 형제의 난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공업PG(퍼포먼스그룹)를 이끌던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효성 지분을 모두 팔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불거졌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은 약 7%에 달했다. 조석래 회장은 세 아들에게 지분을 똑같이 나눠줬다. 조 전 부사장은 그 중 자기 몫을 매각했다. 그것도 시세보다 싸게, 같은 오너 일가가 아닌 기관투자자 등 제3자에게 넘겼다. 그 탓에 효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33.24%에서 26.06%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배구조 약화 이슈가 떠오르며 주가도 1만원 이상 떨어졌다.
각각 섬유·정보통신, 산업자재 부문을 맡은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과 조 전 부사장의 갈등도 이 때 싹 튼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조 전 부사장이 회사를 나간 이후 지난해 말 조 사장 주도로 중공업 부문 신사업조직을 폐쇄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의 사임 이후 공교롭게도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이뤄졌다. 당국이 그룹 내부 사정을 상세한 내용까지 파악하고 있어 조 전 부사장의 제보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한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오랜 기간 동안 말할 수 없는 많은 음해와 루머에 시달려 왔다. 그 중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악의적인 내용들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토요타 등 4개 회사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이사 사임 등기절차 소송, 두미종합개발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과 명의개서 이행 청구 등을 통해 효성을 압박했다. 이어 법원의 가처분 결과를 토대로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각각 지분 80%를 보유 중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 자랑스러운 아들들에게 발등 찍힌 조 회장
효성가 3형제는 모두 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온 '엘리트 형제'로 유명하다. 조 전 부사장은 서울대 학사,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9년 효성에 입사해 2006년 효성의 중공업 PG장으로 부임했다.
형 조 사장은 미국 동부 명문 고등학교인 세인트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정치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생 조 부사장은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회장이 아들들에 대한 믿음과 사석에서의 자랑이 끊이질 않았다고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아들들이 이렇게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라며 “인생 끝자락에 많이 힘들고 서글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