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오는 2025년 진정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그룹의 새 비전으로 삼았다.
국내에서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의 변화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해외에서는 신성장 돌파구를 마련해 세계 유수의 글로벌 플레이어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계획이 탄탄대로를 걷는다면 하나금융의 2025년 그림은 대략 이렇게 그려진다. '세전이익 기준 1조9580억원에서 3배가 증가한 약 6조원으로 이익 기준 국내 1등 은행, 아시아 5위, 글로벌 40위의 글로벌 금융그룹'.
◆2025년 목표달성, 시작은 '비은행'
비전 달성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이익 기준으로 ▲국내 1위 은행 ▲글로벌 비중 40% ▲비은행 비중 30% ▲브랜드 신뢰도 제고 등을 전략 목표로 짰다. 이 중 올 한해 하나금융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곳은 단연 비은행부문이다.
지난 2012년 말 기준 1720억원으로 그룹 내 11.4%를 기록했던 비은행부문은 2025년 9배 증가한 약 1조5000억원, 30% 비중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부문은 세전이익 5000억원으로 목표를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 2009년 SK텔레콤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 최초로 통신과 금융이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사인 하나SK카드를 설립했다. 이후 국내 최초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신용카드를 출시해 모바일카드 분야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이 지난 2009년 3.7%에서 올해 4월 말 현재 4.8%로 확대됐다.
2012년 초 외환은행 인수 후에는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신용카드본부의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가맹점망을 공동사용하고 상품·서비스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300억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올해 카드부문에서 남은 계획은 단 하나.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부문의 조기통합이다. 하나금융은 "카드부문 통합에 따른 시너지 확대를 통해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금융수익의 성장을 이룰 계획"이라며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구축과 시너지를 기반으로 진정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2017년으로 예정됐던 양사 통합은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조기통합으로 진로를 수정했다. 맥킨지컨설팅은 지난 2012년 '하나금융지주의 신용카드 발전전략'과 관련해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내 신용카드부문의 조기합병은 양사 시너지 확대를 바탕으로 독자생존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맥킨지는 ▲가맹점 수수료율 제한 등 규제강화 ▲가계부채 압박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 ▲경쟁을 위한 과다한 마케팅비용 지출 등으로 "전체 신용카드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소형 신용카드사의 영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경고문을 받아든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하나SK카드, 외환카드 양사의 실무진 각 20명으로 짜여진 '신용카드 발전 TFT'를 구성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는 규모가 작아 안정적 수익창출과 내실 있는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신속한 합병 외에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양사는 긴밀한 협조관계 아래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IT통합 작업과 통합카드사 출범 시 발매할 신상품 개발을 준비 중이다.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하기 위해 IT 통합에만 약 700억원이 투입됐다.
◆카드사 통합으로 연 2000억원 수익창출
중소형 카드사 두 곳의 만남은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은 통합카드사 합병 3년 후에는 연간 약 75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와 약 870억원의 시너지 수익 창출효과가 날 것으로 계산했다. 이를 통해 매년 기대되는 수익 개선효과는 약 1600억원. 하나금융의 수익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안정적 이익을 가져다 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탄생하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합병 초기 통합비용과 투자를 고려하더라도 합병 3년 후부터는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드사 합병 직후에는 일회성비용 등으로 이익이 감소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복투자 제거, IT통합·마케팅비용 절감 등으로 이익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양사가 통합할 경우 시장점유율 7.5%를 넘어 규모의 경제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나금융은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비용이 절감돼 SK텔레콤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 속에서 통신과 금융의 융복합서비스를 더욱 빠르게, 고객들에게는 질 좋은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아직 시작 단계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과 금융위원회의 본인가 무산으로 연내 실행에 물음표가 찍혀 있다. 당초 하나금융은 7월 중 외환카드 분사에 대해 금융위로부터 본인가를 받고 다음달 1일 카드 독립법인을 설립해 연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 5월21일 금융위로부터 예비 인·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카드사 통합까지 남은 과제는 금융위의 본인·허가 여부와 외환카드 직원들의 이해 구하기다.
현재 외환은행에 따르면 은행에서 카드로 자발적인 전적 의사를 밝힌 직원은 카드본부 직원 604명 중 약 370명 수준으로 60% 이상이 통합과 전적에 동의했다. 하나SK카드 인력과 합쳐지면 통합사의 인력규모는 약 900명 수준으로 향후 규모에 따라 인력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통합에 따른 진통에도 만반의 대비를 갖췄다.
하나금융은 통합 작업 시 불거질 수 있는 통합카드사 사명 결정과 급여·복리후생제도 통합, 인력의 재배치 등은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외환은행 "고객정보 유출? 걱정 마세요!"
일각에서는 외환카드 분사로 은행고객의 정보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외환은행은 이에 대비해 카드부문 분할과정에서 은행 고객정보와 카드 고객정보가 혼재돼 운영되지 않도록 약 300억원을 투자해 은행전산과 카드전산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17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초 고객정보가 보관된 전산설비 및 전산시스템의 물리적 분리를 완료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같은달 9∼10일 이틀에 걸쳐 본인가 심사 관련 IT부문을 점검, 향후 본인가 승인을 위한 후속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전산시스템이 물리적으로 완벽히 분리되면 고객정보 유출상황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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