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산 뉴스1 전혜원 기자 제공
중견 제약사에서 근무하는 윤모씨(39)의 올해 여름휴가 장소는 집이다. 캠핑용품을 챙겨 들고 가족들과 자연 속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싶지만 올해는 포기했다. 사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해외여행을 갈 생각이었지만 결국 단념했다. 윤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국내 제약사들의 여름휴가는 대부분 8월 첫째주로 집중돼 있다. 제약사들은 공장과 본사 전 직원이 업무를 전면 중단한 채 동시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전통’이 있다. 제조업의 특성상 무더위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8월 초 일제히 가동을 멈추는데, 매월 말 병원이나 약국의 수금을 마친 뒤라 여유가 생기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기간이다. 성수기라 휴가비용도 만만치 않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제약사 직원들의 고민이 큰 까닭이다.


따라서 제약사 직원들은 연초에 숙박과 교통편 예약을 모두 끝내야 여름휴가를 떠날 수 있다. 윤씨가 여름휴가를 집에서 보내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내가 윤씨와 휴가 날짜를 맞추지 못한 탓이다. 맞벌이다보니 여름휴가 한번 떠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제약사 직원이 원하는 시기에 여름휴가를 떠날 수 있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하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물론 모든 제약사가 8월 첫째주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LG생명과학은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5일간 여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한독 역시 7~8월 휴가철 아무 때나 3일간 휴가를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녹십자, 동아쏘시오그룹, 광동제약, 제일약품, 중외제약, 보령제약, 동국제약, 삼진제약, 한림제약 등은 오는 8월4일부터 8일까지 총 5일간 여름휴가가 정해져 있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9일을 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부터 여름휴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일년 중 한 번 있는 여름휴가가 고정돼 있으면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리 여름휴가를 계획하지 않는다면 피서지마다 사람들이 몰리고, 성수기 바가지요금을 그대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맘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월 첫째주로 고정된 여름휴가에서 벗어난 뒤로 폭넓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며 “올해는 더위가 좀 수그러들었을 때를 골라서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