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남 휴매닉스 대표이사는 이 같은 재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휴대전화 충전가방 ‘MMC-20’을 개발했다. 튼튼한 하드케이스 가방에는 20명의 휴대전화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장치가 탑재돼 있다. 보조 충전기까지 더하면 무려 40명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그는 이동식 충전가방이 필수 재난 장비로 채택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단언한다.
◆일본서 인정한 참신성·우수성·견고성
“최첨단 통신 장비가 천재지변의 상황에서 무력화된 것을 직접 봤습니다. 개인의 생사를 전달하는 기본적인 통신수단인 휴대전화가 방전되면서 희생자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돼 버렸죠.”
김 대표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통신시장의 혼란을 목격하면서 바로 무릎을 쳤다. 개인의 생사를 전달하는 기본적인 통신수단인 휴대전화가 재난 상황 속에서도 방전되지 않는 이동식 충전가방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연구를 시작하고 일년반 만에 우리 순수 기술로 이동식 충전가방을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제품은 일본 통신사인 소프트뱅크로부터 성능과 효용성을 인정받아 300여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신 있는 제품을 손에 넣은 뒤에야 해외진출을 결정하게 마련. 그러나 김 대표는 첫 사업을 일본에서 펼치는 방법을 택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동형 충전가방이 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성능의 우수성, 견고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각종 재난 대비 통신지원 장비로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향후 6000대 규모의 수출까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엔지니어에서 벤처기업가로 변신
“우여곡절도 많았죠. 하지만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동식 충전가방은 점차 완벽한 제품으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2011년 5월 이동식 충전가방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지만 고열 문제와 젠더 지원 결함, 단선 현상 등이 발생하면서 보완 작업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로 연구한 끝에 2012년 2차 개발을 완료했다. 예전에 있었던 일부 결함문제는 말끔히 해결됐다. 순수한 연구소 엔지니어에서 험한 창업의 길로 들어선 김 대표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전자오락실에서 게임 즐기는 것을 좋아했어요. 당시에 왜 이런 게임 밖에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제가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김 대표의 엔지니어 길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현란했던 엔지니어 경력을 버리고 뛰어든 벤처 창업 세계에서 새롭게 인정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00년대 초 끓어 올랐던 벤처기업의 열기가 식은 게 사실이지만 김 대표는 이동식 충전가방을 통해 '벤처 성공 신화'를 다시 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인간을 위한 기술로 한국시장에 ‘도전장’
“지난 2009년 7월 잘 다니던 중견기업의 연구소 책임자 자리를 박차고 나올 때까지 만해도 사실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휴먼(Human)과 기술(Technix)이라는 단어를 합성해 휴매닉스를 만들고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든다는 모토의 사업 목표는 이동식 충전가방의 개발과 함께 빛을 보게 됐죠.”
그는 이제 일본시장에서 인정받은 이동식 충전가방의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진출을 목표에 추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우리 정부도 이동식 충전가방을 재난 대비 통신 지원장비로 제안했다. 현재 옹진군청 관할지역인 백령, 연평 대피소 및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등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국내 환경에 맞게 20포트, 10포트, 독립형 등 고객의 필요와 재난 상황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할 계획입니다. 일본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에게 생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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