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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의 무게중심이 검찰에서 경찰로 넘어가면서 이른바 '전경예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5대 로펌의 경우 올들어 영입한 경찰 출신 변호사만 18명으로 지난해의 두배로 늘었다고 한다. 중소 로펌으로 넓히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가 아니지만 고문·전문위원으로 합류한 경찰까지 더하면 전체 영입 규모는 훨씬 클 것이다.
로펌들이 경찰 영입에 뛰어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10월부터 검사 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내부의 수사 실무와 관행에 능통한 인력 확보가 사건 수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인력 영입에 성공한 로펌들은 '경찰 수사 초기의 골든타임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등의 홍보 문구를 내세워 의뢰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고, 경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전경예우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거나, 수사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다면 얘기가 다르다. 이런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지난 2월 방송인 박나래씨의 '매니저 갑질 의혹' 사건을 수사한 강남경찰서에선 형사과장이 퇴직 직후 박씨 측 로펌에 합류해 이해충돌 논란을 불렀다.
경찰 스스로도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대행은 지난주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전경예우 우려를 확실히 끊어내겠다"며 특정 사건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을 금지하고, 사건 관련 청탁이 들어오면 고발 조치하겠다고 했다. 강남경찰서는 최근 "로펌 관계자와 사적으로 접촉하지 말라"며 내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 전현직 경찰의 유착이나 수사 공정성 훼손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건 문의 금지만 해도 6년 전 도입된 제도지만, 적발돼도 경고에 그치는 등 실효성이 부족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무원들이 재취업을 할 때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전관예우를 막고, 정부 행정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자격증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다. 이 때문에 변호사 자격증을 소유한 치안감 아래 직급의 경찰은 로펌 취업이 가능하다. 이를 막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정 이상의 수사 경찰에 대해 심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제대로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
경찰 권한이 커지는 만큼 퇴직 경찰의 취업과 사건 관여 단속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회는 법안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경찰 조직도 국회만 바라보고 있어선 안 된다. 감찰 기구를 확대해 부당한 사건 문의와 압력 등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72년 만의 수사권 대전환을 놓고 이런저런 우려가 큰데 문제 많은 법조계 전관예우를 경찰의 전경예우로 옮겨 놓는 폐단까지 빚어져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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