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액 1조839억원, 등록 판매원수 110만명(2013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다단계업계를 호령하는 한국암웨이의 위상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암웨이는 2위 업체인 한국허벌라이프(5683억원)와 3위 뉴스킨코리아(5607억원)의 매출액을 합한 규모만큼의 연매출을 자랑한다. 다단계업계 특성상 기업의 인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등록 판매원수만 해도 2~3위 업체가 합쳐봐야 740만명 정도. 4위 기업 애터미(146만명)와 함께 판매원 100만명을 넘은 기업은 한국암웨이밖에 없다.


시장 점유율 역시 전체 다단계 시장에선 27.4%, 제약업계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10%에 가까운 수치(건강기능식품협회 기준)을 뽐낸다.

수치 못지않게 한국암웨이가 갖는 다단계 업계에서의 상징성도 크다. 제이유네트워크, 위베스트인터내셔널 등 변칙성 보상플랜(판매원들에 지급하는 수당 산정 방식)이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몇 년을 제외하고 수십년간 업계 정상을 지켜온 것은 물론, 공제조합 설립 등 다단계 합법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해온 기업이 한국암웨이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암웨이는 다단계 역사의 산증인다운 위용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을 상대로 불공정 거래행위를 하다 적발돼 공정위의 제재를 받는가 하면, 10년 넘게 당기순이익 전액을 본사로 배당하면서도 정작 한국에는 기부활동이 전무해 ‘얌체기업’으로 낙인찍혔다. 최근에는 대표이사 교체설까지 겹치는 등 회사 안팎의 분위기가 이래저래 어수선하다.



◆ 자영업자인 판매원에 “가격 낮추지 마” 압박
최근 공정위가 한국암웨이의 불법행위를 포착한 것은 자사 판매원을 대상으로 한 가격정책과 관련해서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암웨이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소속 판매원들에게 회사제품을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는 소비자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했다. 판매원의 준수사항을 규정한 ‘윤리강령 및 행동지침’에서는 물론 홈페이지, 그리고 모든 판매원에게 교부하는 ‘판매원 수첩’에도 이 같은 정책을 고지했다.

특히 회사는 이 지침을 위반한 판매원에게 일정기간 동안 판매원 자격을 정지시킨 것도 모자라, 자신과 하위 판매원의 판매 실적에 따라 받게 되는 후원수당까지 주지 않았다. 당연히 하위 판매원을 모집할 수 있는 자격도 박탈했다.

엄연히 공정거래 위반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다. 현행 법률상(방문판매법 제15조 제2항 제4호) 다단계 판매원은 다단계 업체의 직원이 아니라 독립된 소매 유통업자 즉, 개인사업자에 속한다. 자신이 다단계업체로부터 구입한 물품에 대해서는 가격 할인 등의 처분 행위가 가능한 것이 법적으로 정해진 셈. 그럼에도 한국암웨이는 가격할인을 제한하면서 규정을 어긴 판매원에게 불합리한 처사를 내렸다.

현재 공정위는 한국암웨이에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금지 명령를 내리고, ‘윤리강령 및 행동지침’ 중 해당 부분을 삭제토록 했다. 그러나 <머니위크>가 이후 시정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암웨이측과 연락을 취했으나 회사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며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본사 배당금은 ‘펑펑’… 한국내 기부금은 ‘인색’

한국암웨이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거리였지만 최근 공정위 발(發) 불공정 행위 적발로 또다시 거론되는 이슈가 있다. 다름 아닌 배당금과 기부금 문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암웨이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349억원의 당기순이익 전액을 영국 법인 ‘암웨이유럽’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한국암웨이는 암웨이유럽이 전액 출자한 회사다.

지난해만 해도 회사는 당기순이익 596억원 전액을, 앞선 2012년과 2011년 역시 각각 순이익 545억원과 449억원 전액을 해외본사로 송금했다.

이와 관련,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는 지난 7월초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뉴트리라이트 창립 80주년’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적법한 절차를 거친 만큼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본사로의 100% 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한국암웨이가 오랜시간 한국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사회환원 활동에 인색하다는 점도 논쟁거리다.

특히 기부금의 경우 지난해 총 11억6326만원을 냈는데, 이는 한국암웨이 전체 매출액의 0.2%에 불과하다. 이 금액 마저도 전년보다 5.2% 줄어든 규모다.





◆ 대표 교체설 뒤숭숭… 13년만에 수장 바뀌나
외부적인 악재가 겹친 것과 별개로 지난 2002년 취임한 이후 13년째 사령탑에 앉아있는 박세준 사장을 둘러싸고는 오는 8월 계약만기와 함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실제 다단계 업계에서는 후임 대표이사로 김장환 영업총괄 부사장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인사담당 전무로 승진한 지 5개월만인 올 2월에 부사장으로 올라선 인물. 암웨이 안팎에서는 이 같은 김 부사장의 초고속 승진을 놓고 박 대표가 차기 사장감으로 김 부사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않다. 하지만 한국암웨이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불법 피라미드'라는 왜곡된 이미지 탓에 시장성장의 숱한 위기를 겪었던 국내 다단계 업계. 십여년 넘게 이 업계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던 한국암웨이가 지금 뒤숭숭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