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살과 여섯살배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박정숙(37)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박씨는 주로 백화점에서 아동 의류를 구입하는 편이다. 박씨는 "무엇보다 내 아이가 입을 옷이기 때문에 가격은 좀 비싸도 백화점 옷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제품의 질을 믿을 수 있고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그런 박씨는 최근 놀랄 뉴스 하나를 접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 백화점을 고집하며 입혀왔던 내 아이의 옷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것. 박씨는 "배신감을 느꼈다"며 "앞으로 뭘 입혀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에서 잇따라 내분기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이 검출되면서 아이들이 이로 인한 부작용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 유명 아동복 12개 브랜드, 어디?
재단법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2014년 여름 신상품 아동 의류의 화학적 안정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닥스키즈', '알로봇', '블루독', '베베', '타미힐피커 키즈', '게스키즈' 등 유명 브랜드 아동 의류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해당 실험은 서울시내에서 판매된 제품 가운데 27개 주요 브랜드의 7~8세용 남아용 청바지 23개, 셔츠22개 총 45개 제품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7일까지 진행됐다. 그 결과 총 12개 제품에서 NPEO(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가 검출됐으며 그 중 1개 제품에서는 OPEO(옥티페놀 에톡시레이트)도 검출됐다.
내분비계장애물질인 NPEO와 OPEO는 세정제에 주로 사용되며 햇빛 등에 의해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NP(노닐페놀)형태로 분해된다. NPEO는 그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환경부가 2001년부터 유독물로 지정해 관리 중이며, 유럽에서는 2003년부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아동용 청바지 중에서는 '닥스키즈', '베베', '블루독', '알로봇', '트윈키즈' 등 6개 브랜드에서 NPEO가 검출됐으며 특히 '베베'는 OPEO도 검출됐다. 셔츠 제품 중에서는 '게스키즈', '드팜', '랄프로렌칠드런', '블루독', '타미힐피거키즈', '폴스미스주니어' 6개 브랜드에서 NPEO가 검출된 상태다.
ASK주니어 셔츠는 납 성분이 기준치(90㎎/㎏)의 14배인 1285㎎/㎏ 검출됐고, 닥스키즈, 리틀뱅뱅, 빅애플키즈, 아르마니주니어, 트윈키즈 등 5개 브랜드의 청바지는 pH(수소이온농도)가 기준치(4.0∼7.5)보다 높은 8.0으로 나타났다.
녹소연은 소비자 안전을 위해 pH, 납 함유량,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검출된 의류를 생산한 업체가 품질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사용금지가 확산한 NPEO와 OPEO 성분에 대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주부들 분개, 안전 강화에 한목소리
소비자들은 분개했다. 특히 유아동의 자녀가 있는 주부들 사이에선 '안전성'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부 최수연씨는 "평소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들인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이 검출돼 유감"이라며 "안전문제가 시대적 화두고 되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쓰는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보다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김선아씨도 "지난달엔 어린이용품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더니 이번엔 의류냐"며 "내 아이가 24시간 안좋은 환경에 노출되는 것 같다. 이젠 모든 제품이 의심스럽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환경호르몬 검출' 파문이 확산되자 대부분 브랜드에서는 해당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알로봇 관계자는 "국내 기준에는 부합하지만 유럽 기준으로 봤을 때 기준치보다 높은 검출량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어 해당 청바지와 셔츠 제품은 모두 판매를 중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녹소연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표시가 제대로 안 돼 있거나 안전품질 표시기준을 위반한 제품은 국가기술표준원에 조치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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