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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자동차보험의 할인·할증제도가 현행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전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보험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시중 손해보험사들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제도개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소비자단체는 “이번 제도 개선안으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것” 이라며 제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백히 했다.
◆ 자동차보험 할증제도, ‘점수제’→ ‘건수제’ 변경

20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1989년에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유지돼 온 자동차보험 점수제를 사고위험을 잘 반영하는 건수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은 보험료 할증기준을 사고의 크기에서 건수로 변경하되 1회 사고는 2등급, 2회 사고부터는 3등급의 할증 적용을 골자로 한다. 단, 1회 사고 중에서 50만원 이하 소액 물적 사고는 1등급만 할증된다.

이와 더불어 보험료가 할인되는 무사고기간은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복합사고 할증수준은 기존 최대 6등급에서 2~3 등급으로 축소 개편된다. 복합사고란 하나의 사고로 대인·대물 등 여러 보장종목에서 보험금이 지급되는 사고를 일컫는다. 연간 발생하는 자동차사고의 2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또 연간 할증한도가 신설돼 사고가 많이 발생하더라도 최대 9등급까지 할증되는 것으로 변경된다. 변경된 자동차보험 할증제도는 오는 2018년부터 시행된다.

금감원은 이번 제도변경을 통해 무사고자의 보험료는 평균 2.6%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25년 만에 제도 손질 나선 이유는

그간 자동차 보험료 할인·할증 산정은 사고 내용과 사고 크기(심각도, 심도)에 따라 건당 0.5∼4점까지 차등적으로 점수를 부과하는 체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운영방식은 사고위험을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꾸준히 문제제기가 돼오던 상황.

이와 더불어 손해보험업계에서도 경상사고와 가벼운 물적 사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수가 부과돼 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불만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3년간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어야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작용했다. 사고 후 안전운전에 신중을 기하더라도 즉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과거 자동차보험이 ‘인적사고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물적 사고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도 이번 제도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1989년에 266만대였던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1940만대로 7.3배나 급증했다.

보험업계-소비자단체 온도차 ‘극명’

금융당국은 전체 자동차보험가입자의 80%가 무사고자인 점을 고려해봤을 때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전체적으로 경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약 10%에 달하는 일부 사고자의 보험료는 할증되기 때문에 이는 경미한 물적 사고에 대한 경각심으로 이어져 지금보다 자동차 사고 발생 횟수를 줄이는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자동차보험 개선방안과 관련해 손보업계와 소비자단체는 ‘극’과 ‘극’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할증제도’는 당연히 필요했던 부분이며 ‘사고예방’과 ‘손해율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중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당국과 협회, 보험협회가 모여서 수차례 의견을 나눈 상태였기 때문에 개정안 발표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손해보험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 역시 “기존에 ‘점수제’로 실시되던 자동차보험 할증제도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시행하는 방식으로 당연히 개정이 필요했던 사안들이었다”며 “다만 개정안 실행시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져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소비자단체는 이번 개정안은 손보업계 보험료 인상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반대 입장을 명백히 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자동차 사고가 발생할 시 규모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할증이 적용돼 보험료 할증폭이 높아졌다”며 “이로 인해 운전자는 보험료 할증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자동차보험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소비자의 자비처리를 유도하고 할증보험료 부담만 늘어나게된 셈”이라며 “이는 손보업계에서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