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김모 부장. 그는 최근 회사 구조조정 등으로 동료들의 퇴직이 늘면서 퇴직금 활용방법과 세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전히 아이들 뒷바라지가 필요하고 퇴직금을 목돈으로 수령해도 세금이 만만찮아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부장처럼 평소에는 퇴직금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 자신이 퇴직할 때쯤 되면 퇴직금 수령과 활용방법, 세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정부가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연금소득자에게 세금부담을 낮추고 민간 연금상품의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직장인들은 퇴직금을 일시에 수령할 경우 목돈을 받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내는 줄 안다. 또한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무조건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퇴직소득세와 연금소득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김 부장의 퇴직소득세는 얼마?

퇴직금을 수령하면 생각보다 세금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 퇴직소득세를 계산할 때 기본공제로 퇴직금의 40%를 공제하고 여기에 근속연수 공제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에서 10년을 근무한 김 부장이 올해까지 근무하고 퇴직해 약 1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기본공제 4000만원과 근속연수 공제 400만원을 제외하면 과세대상금액은 5600만원이 된다.


퇴직금은 입사 후 장기간 근로하면서 얻은 목돈이기 때문에 퇴직소득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분연승법' 제도를 사용한다. 이 제도는 퇴직금을 퇴직 일이 속하는 해의 소득이 아닌 총 근무기간 동안의 소득으로 보고, 안분해서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김 부장의 경우 과세대상금액이 5600만원인데 입사 후 10년으로 안분하면 매년 과세대상소득금액은 560만원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적용되는 소득세율은 6%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산출된 금액을 다시 근무기간 10년으로 곱하면 총 납부할 세금이 나온다.

퇴직소득세는 지난해 이후부터 그 이전보다 높아졌다. 정부가 퇴직급여를 일시금이 아닌 연금수령으로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분소득을 5배수한 기준금액으로 소득세율을 부과하기로 해서다.

결국 김 부장은 연분소득이 560만원으로 적용세율이 6%였지만 지난해 이후 소득분에 대해서는 적용세율이 15%(560만원×5=2800만원)로 늘어난다.

새롭게 변경된 연분연승법은 지난해 이후 발생된 퇴직소득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김 부장처럼 당장 퇴직하는 경우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현재 30~40대들은 이전과 달리 퇴직소득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급여, 연금으로 수령하면?

김 부장이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하고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려면 다음의 두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만약 55세 이전에 연금으로 수령하게 되면 연금외 소득으로 간주되며 퇴직급여 원본은 퇴직소득세(6~38%), 퇴직 이후의 운용수익은 기타소득세(16.5%)로 과세된다.

둘째, 매년 연간수령금액이 '연금수령한도' 이하여야 한다. 연금수령 한도를 초과한 수령금액은 연금외 소득으로 간주돼 퇴직소득세 또는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된다. 하지만 연금수령요건에 맞게 연금개시 연령을 뒤로 늦추거나 장기간 수령할 경우 연금소득세율이 낮아질 수 있다.

연금은 한도 내에서만 수령해야 '연금수령'으로 인정된다. 예컨대 김 부장의 퇴직급여 적립금액이 1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만 55세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만 55세가 연금수령연차 1차년도가 된다. 이 경우 해당연도 과세기간 동안 1200만원(매월100만원) 이하로 연금을 수령하면 연금소득세율 3.3%를 부과하고 한도를 초과해 수령하면 퇴직소득세 또는 기타소득세(16.5%)를 부과 받는다.

위 조항을 기준으로 김 부장이 퇴직급여 적립금 평가금액이 100만원이고 매년 최대한도(120%)를 받는다고 했을 때 1차년도부터 10차년도까지 실제로 받는 적립금 대비 연금수령액은 <표2>와 같다.


 


◆연금소득, 연간 1200만원 초과하면?
공적연금을 제외한 연간 연금수령총액이 1200만원을 초과하거나 연간 연금외 수령에 따른 기타소득총액이 300만원을 초과하면 소득이 발생한 다음 연도에 종합소득신고를 해야 한다. 이때 종합과세와 관련해 유의할 사항이 있다.

첫째, 종합과세 여부를 판단하는 연금소득은 사적연금 즉, 퇴직급여에서 발생하는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가입한 세액공제상품인 '연금저축'에서 발생한 연금도 포함된다.

둘째, 연간 연금소득(퇴직연금+연금저축)이 1200만원을 넘으면 초과하는 금액뿐만 아니라 연금소득 전부를 다른 소득과 합산 과세한다. 그러나 원천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경우에는 연간 1200만원을 초과하더라도 연금외 수령으로 보아 이연퇴직소득세가 부과되므로 종합과세되지 않는다.

셋째, 종합과세에 해당되면 누진세율(6~38%)이 적용되기 때문에 다른 소득(근로·사업소득)이 많아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받는 경우에는 추가로 납부하는 세금이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김 부장처럼 연간 연금소득이 1200만원이 넘지 않을 경우에는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것으로 과세를 종결할 수 있지만 종합과세 선택도 가능하다.

따라서 김 부장은 종합과세를 신청하더라도 무조건 불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금소득자 신청을 하기 전에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계산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 8월6일 이 같은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적용시기는 내년 1월1일이며 확정여부에 따라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